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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진 Apr 06. 2023

독립출판을 준비하며 배운것들

책은 퍼스널브랜딩 하는데 최고의 수단이다.


누구나 책을 쓸 수 있다.

예전엔 출판사에 원고를 제출하고 승인을 받아야 출판의 기회가 주어졌던 반면 지금은 와디즈, 텀블벅, 클래스101, 크몽, 스마트스토어 등등 온라인 세상에 책을 출간할 수 있다.


1인 출판의 가장 큰 이점은 내가 쓰고 싶은 대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작년에 어린이와 부모를 위한 동화책을 출간하기 위해 출판사에서 주관하는 [8주 동안 책 쓰기] 교육과정에 참석하려던 적이 있다. 여기서 8주간의 교육을 받으며 원고 교정, 디자인, 홍보, 마케팅까지 각 분야 전문가들의 첨삭과 피드백을 받으며 한 권의 책을 완성시킨다.


한 권의 책이 완성되면 출판사를 섭외하여 계약을 성사시킨 후 서점에 유통해 작가도 수익을 얻고 출판사도 수익을 얻는다. 서로 윈윈하는 방식으로 교육 커리큘럼이 구성되어 있어서 괜찮은 비즈니스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교육을 듣지 않았다. 출판사와 나의 의견이 이 부분에서 갈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우선 책이 잘 팔리려면 대중이 좋아하는 주제를 다뤄야 하는데 동화책은 제작비용도 많이 들고 대중적이지 않다는 것이었다.


책 한 권 출간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상당하다. 인쇄, 홍보, 마케팅, 디자인 비용 등등.. 최악의 경우 책을 몇 천부 인쇄했는데 잘 팔리지 않으면 그 손실은 전부 출판사가 감당하기에 회사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갔다. 결국 출판사와 결이 다르다 판단되어 교육은 듣지 않기로 했다.


대신 1인 출판사를 차리기로 결심하고 초기 자본금이 거의 들지 않는 전자책부터 도전했다. 종이책은 인쇄비, 유통비용이 많이 드는 반면 전자책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전자책은 기획, 원고 작성, 디자인, 마케팅&홍보 방식 등 모든 과정이 개인의 역량에 달려있어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책을 기획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스템만 잘 갖추면 작은 온라인 서점을 운영할 기대감에 긴 여정을 시작한다.




본질은 압축이다.

종이책 시장의 문제점은 원고를 필요 이상으로 늘린다는 것이다. 출판사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분량을 맞추다 보면 독자들이 지루함을 느끼고 책을 끝까지 읽을 확률이 떨어질 것이다. 핵심만 압축해서 전자책으로 출간하면 종이책의 이런 한계점을 보안할 수 있다. 시중에 나와있는 전자책들 대부분이 100페이지를 넘기지 않는다. (평균적으로 30~50p 정도)


책을 쓰는 것만으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나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임팩트 있게 전달하려면 표지 디자인, 제목, 폰트, 내지 레이아웃, 글의 퀄리티 등등 어느 하나 놓치지 않고 치밀하게 기획해야한다.


전자책 쓰기를 결심하고 주제부터 고민했다. 워낙 운동을 좋아했고 바디프로필, 피트니스 대회까지 나간 이력이 있어서 이쪽 분야에 관해서 나름 빠싹했기에 [직장인을 위한 바디프로필 꿀팁]을 주제로 결정했다. 이때를 회상하면 2~3일 동안 의식의 흐름에 따라 생각나는 대로 원고를 써 내려갔던 거 같다. 초집중해서 쓴 덕분에 3일 내로 30p의 원고를 완성할 수 있었다.


원고를 다 작성하고 여태 찍었던 바디프로필들을 담아서 크몽, 클래스101에 출간하려 했으나 뭔가 아쉬운 마음이 크게 들었다. 사실 재능 플랫폼에 바디프로필을 전자책으로 낸 사람들이 이미 많았다. (이때 사람 생각하는 건 다 똑같구나를 100% 체감했다.) 그런데 시중에 나와있는 바디프로필 책들은 한글이나 워드로 작성되서 책이 이쁘지 않았다. 책 내용도 유튜브에 치면 나올법한 뻔한 내용들-다이어트 방법, 식단, 운동, 촬영시 준비물 등등-에 관한 방법만 주구장창 늘여놨다. 나는 바디프로필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어서 70% 이상을 바디프로필 촬영 스킬에 관해 집중적으로 다뤘다.


나의 노하우를 30p에 담아내기엔 사진이 부족해서 2022년 7월까지 운동과 식단을 병행해서 바디프로필을 더 찍어서 추가했다. (다양한 사진이 있어야 설명도 더 자세하게 할 수 있으니까.) 촬영 준비하느라 회사에서 매일 닭 가슴살 샐러드 먹는 것도 여간 외로운 일이 아니었다. 우여곡절 끝에 바디프로필도 성공적으로 찍었고 1년간의 괴로움이 끝나려던 찰나에 바로 코로나에 확진되었다.


운 좋게 내가 다니는 회사는 코로나에 걸리면 7일 쉴 수 있는데 이때 기회다 싶어 미친 듯이 원고 업데이트하는데 매진했다. 이렇게 고생한 덕분에 30p에서 74p까지 분량을 2배로 늘릴 수 있었다. (작년에 돈이 궁했던 시절이라 더 악착같이 글을 썼던 거 같다.)




혼자서 책을 만드는 건 고난이도의 과정이다. 머릿속으로 구상하는 것과 실제로 만들어보는 건 너무 달랐기 때문에 시행착오도 수 없이 거쳤다. 독자의 시선을 끌어당기기 위해 표지 디자인도 수없이 고민했고, 핀터레스트에 들어가서 레오나르도 다비치의 황금비를 적용한 사진 배치방식도 참고하며 내지 디자인을 구상했다.



다음편 [전자책 제작 과정]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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