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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치노매드 Jan 15. 2024

의료기기 마케팅이 의외로 할 만한 이유

진흙 속에서 진주 캐는 법

“규제가 있는데 어떻게 광고한다는 거지?”

“기존 제품도 판매하면서 어떻게 신제품을 출시한다는 거지?”

“보건의료 데이터로 어떻게 시장 인사이트를 찾아?”


의료기기 마케팅을 하면 흔히 듣는 질문이다.


회사에서 마케팅하던 시절을 돌아보면, 모든 조건이 좋았던 적은 딱히 없었다.


새로운 제품을 출시할 때면 시장에는 이미 몇 개 제품들이 굳건히 자리를 잡고 있었다.

경쟁이 없는 새로운 시장을 이야기하면 ‘그렇게 사용할 고객은 없다’는 소리를 들었다.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정말 안 되는 걸까?’ 싶었다. 하지만 찾아보니 길은 있었다.



방법 #1. 빡센(?) 의료기기 광고 가이드 안에서 판촉 하기


“xx는 안 돼요.”, “그 표현은 쓸 수 없어요.”

광고물을 만들 때마다 인허가 팀에게 종종 들었던 이야기였다.


멋모르고 광고물을 만들었던 시절에는 '안 되는구나' 싶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왜 안된다고 하는 걸까?' 하는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의료기기 광고 가이드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의외로 규제 사항을 피해서 판촉 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핵심은 규제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중요 한가였다.

이를 테면, 의료기기 광고 가이드에는 ‘최고, 최소, 유일’처럼 한정하는 표현은 사용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하지만 실제로 한정하는 표현을 써서 판촉을 하기도 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증빙할 수 있는 자료’를 갖추었기 때문이었다.


‘최고, 최소, 유일’ 같은 표현을 의료기기 광고에 쓰지 못하는 이유는 이를 객관적으로 증빙할 자료가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말하면, 객관적으로 증빙할 수 있다면 당. 연. 히 쓸 수 있다.


당시 우리 제품만 보험이 적용이 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보건복지부 고시문을 증거 삼아 ‘유일하게 보험이 적용되는 제품’이라고 판촉 했다.


판촉 결과도 효과적이었다. 시장에서 미미한 존재감을 단숨에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런 광고를 하는 제품도 우리가 유일했기에)



방법 #2. 매출 잠식 고민 없이 기존 제품 + 신제품 동시 판매하기


이미 판매 중인 제품이 있는데 같은 용도의 제품을 또 출시하게 되면 기존 매출이 잠식되어 전체 매출이 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꼭 그런 건 아니다.

같은 용도라도 제품마다 특징이 다르면 기존 제품과 신제품을 동시에 판매하여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어떻게 가능할까?


제품별로 시장을 나누는 것이다.


두 제품을 함께 시장에서 판매하게 되었을 때 수술별로 구분해서 시장을 잡았다. 


OO수술할 때는 A 제품이 효과적인 이유를 들었고, ㅁㅁ수술에는 B 제품이 좋은 이유를 포인트로 잡았다.

수술별 특징에 따라 고객이 원하는 베네핏을 찾고 각 제품을 해당 수술의 맞춤형 솔루션으로 포지셔닝했다.


이후 매출을 확인해 보니 A 제품은 OO수술에 사용하는 사이즈가 매출 비중이 제일 컸고 B 제품도 ㅁㅁ수술에 쓰는 사이즈를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았다.


타깃 시장을 구분하니 A 제품과 B 제품은 같은 용도임에도 다르게 쓰였고 별개의 시장이 만들어졌다.



방법 #3. 이미 쌓여 있는 데이터들, 심평원 보건의료 데이터 활용하기


보건의료 데이터는 의료기기 마케터에게 긁지 않은 복권이요, 심해에 묻힌 보물과 같다. 때문에 이걸 어떻게 활용하지에 대한 고민이 항상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한 가지.

이렇게 보건의료 데이터를 관리하는 나라가 많지 않다.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의료 행위가 건강보험으로 적용받기에 처방량 등이 통계수치로 잡힌다. 그리고 그런 자료를 일반인에게 공개한다. (옆 나라만 해도 안 그럼)


작년부터는 통계 프로그램을 다루지 못해도 원하는 상세한 자료를 심평원에서 뽑아주는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시장을 알기 위해 큰돈을 들여 리서치를 하거나 리서치 회사의 리포트를 이용하는 다른 산업군과는 많이 다른 근본적인 차이다.


적어도 의료기기 마케터는 ‘어디에서 데이터를 얻지?’가 아니라 ‘어떻게 데이터를 분석하지?’에 대하여 곧바로 고민하면 된다.


질병, 진료행위, 치료재료(제품)도 각각 코드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마케팅을 하면서 만들었던 시장 인사이트 자료들은 보건의료 데이터를 엑셀로 다운로드하여 원하는 수치들만 뽑아서 정리한 게 많았다. 그런 자료로 시장을 찾고 나누고 매출을 만들었다.


시장을 알기 위해 필요한 코드가 무엇인지 찾고 로우데이터를 다운로드하여 엑셀로 정리하며 시장 인사이트를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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