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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노래 May 21. 2021

해질 무렵 피촐라 호숫가에는 뜨듯한 바람이 살랑인다.

[단 한 번의 순간] 인도 우다이푸르

나른한 오후 공기가 노릇노릇한 풍경을 만들어 내는 10월의 우다이푸르, 해질 무렵 피촐라 호숫가에는 뜨듯한 바람이 살랑인다. 흔들리는 호수의 물결이 반짝이는 햇빛을 쉴 새 없이 튕겨낼 때면 우다이푸르의 여인들이 빨래를 치닥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골목골목 집집마다 색색의 외벽에는 라자스탄풍의 그림이 아기자기하다. 모든 프레임이 한 편의 회화 같던 그곳에서, 우리는 왁자지껄 뛰어노는 동네 아이들의 웃음 소리가 들리는 골목으로 사정 없이 빨려들어가곤 했다.


햇빛이 비스듬히 비추는 어느 골목길에서 사리를 입은 여인을 마주했을 때, 눈을 마주치고 카메라에 손을 갖다대니 슬며시 옆에 있는 코코넛 열매를 들어 올려 포즈를 취하던 여인... 한쪽 눈을 감고 뷰파인더로 보았던 여인의 얼굴... 셔터를 누르고 카메라를 내리자 싱긋 웃어보이던 여인의 미소. 


선명하지는 않지만 아련하도록 오래오래 남아있는 10월 우다이푸르의 기억...

 



@인도, 우다이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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