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학교 슬로건
솔직히 나도 회사 네임밸류를 원했던 시절이 있다. 누구나 알법한 대기업은 물론이고 업계 사람이라면 알아주는 기업에서 일하고 싶었다. 이런 회사에서 일했다는 경력만으로도 어떤 대우를 받는지 곁에서 보기도 했고, 몸소 체험해 봤기 때문에 더 목맸었다. 부연 설명 없이 회사 이름만으로도 나의 자랑이길 바랐었다.
그대 서강의 자랑이듯, 서강 그대의 자랑이어라.
처음 이 문장을 만났을 땐, 나 역시 회사 이름값에 걸맞은 인재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이 생겼다. 그러다 보니 대기업 출신이라는 사람이 못난 모습을 보일 때면 쉽게 이름값 못하는 사람이라 치부하기도 했다. 회사가 나의 자랑이듯, 나도 회사의 자랑이 될만한 인재여야만 이름값을 소화할 수 있다고 여겼다. 이때 마인드로 이 문장을 고쳐쓰자면 "내가 회사의 자랑이 되어야, 회사도 나의 자랑이 될 수 있다."로 쓸 수 있겠다. 지금 돌이켜보면 지원한 회사에서 성과를 내고 싶은지는 생각해보지도 않았으니, 정말 어설픈 호기였다.
일을 해보니 이 문장이 또 다르게 해석된다. 회사에서 일하면서 좋은 점은 사람들과 함께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큰 회사에서는 여러 직무의 사람들과 타 회사와 같이 일을 해낼 수 있어 좋고, 작은 회사에서는 고객과 부대끼며 함께 무언가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이 좋다. 혼자서는 이렇게 여러 사람과 시간을 들여 무언가를 해내는 감동을 느낄 수 없기에 더 소중하다.
지금 내 마인드를 한 줄로 쓰자면 이렇다. 내가 고객을 자랑으로 여기면, 고객도 나(브랜드)를 자랑으로 여긴다. 내가 고객을 존중하며 고객이 빛날 수 있도록 일하면 브랜드도 알아서 성장한다. 브랜드가 잘 성장하면 브랜드가 내 자랑이 되니, 결국 어떤 회사에서 일하는 지보다 내가 어떤 마인드로 일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앞으로도 계속 회사보다 마인드가 더 내 자랑이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