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319 영영 이직 못할까봐 두렵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 시기와 방법의 차이만 있을 뿐.

이직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좀 더 선명해졌다. 작년에 최고 매출을 달성했지만 성과를 인정받지 못했고, 수익성이 안 좋다는 말만 몇 번이고 되풀이하는 회사. 정말 좋은 서비스이지만, 신사업으로 기존 서비스에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나는 무얼 더욱 할 수 있을까. 퇴사와 이직을 결심했다기 보다는 이 회사를 포기했다는 말이 좀 더 맞겠다. 

올해, 이직을 염두에 두긴 했지만 고민이 많았다. 무엇보다 회사의 서비스를 정말로 좋아했다. 또 오래 다닌 만큼 익숙하면서도 편한 느낌에 안주하고 싶기도 했다. 요즘 경제가 어렵다는 소식들도 나를 주춤하게 하는 이야기였다. 

지난 주말, 자소서를 썼다. 하얀 워드창 앞에서 무슨 말을 써야 하나, 한참 머리를 굴렸다. 경력기술서와 포트폴리오까지, 나를 소개하고 포장하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 마땅한 채용공고도 없다.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지만 무리하기는 싫고, 좋은 대우를 받고 싶은데 내 경력이 물경력 같아 걱정스럽고, 오래된 사업은 싫지만 사업성이 좋은 신규 사업을 알아볼 안목은 없고. 이런 난잡한 생각들이 머릿속을 휘젓고 다니니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 

이직할 수 있을까. 다시 시장에 나가 나를 평가받는 일이 무섭다. 영영 이직 못할까 봐 두렵다. 이때쯤 꺼내어 다시 떠올리는 말.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 시기와 방법의 차이만 있을 뿐. 

정말 그랬다. 지난 이직 경험만 떠올려 봐도. 이십 대 말, 지금 아니면 영영 광고 회사에 못 들어갈까 봐 두려움에 가득 차 있었다. 광고 관련 포폴 없이 맨 땅에 헤딩해서 광고회사에 들어갔다. 그 뒤의 이직도 그랬다. 이직을 준비할 때 마다 자신 없었고 두려웠지만 결과적으로 이직을 했고, 성장해왔다. 그러니 두려워하는 건 이제 그만. 누군가의 말처럼 이건 동굴이 아니라 터널이니까. 터널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자. 오늘은 꼭 다 정리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