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시대 청년들 (10)_청년, 마음과 몸 둘 다 챙기기
건강이라고 하면 신체적 건강을 먼저 생각했다. 적어도 '건강하세요!'라는 말할 땐 정말 신체에 어떤 병이 없이 건강하길 바란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건강하다는 말을 건낼 때는 마음의 건강을 몸보다 먼저 생각하게 된다. 작년 1월에 20대의 우울증 비율이 급증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실제로 우울증을 겪었다거나 겪고 있다는 주변인의 얘기를 심심찮게 듣게 됐다.
https://www.yna.co.kr/view/AKR20200923080000055?input=1195m
매년 젊은 아이돌이나 유명인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기사도 반복됐다. 가장 꽃다운 나이라고도 부르고 신체적으로도 가장 왕성한 나이에 우울감에 빠져버리게 될까?
한국예술종합학교 이동연 교수는 논문에서 청소년과 연예인이 자살하는 공통된 원인으로 '행복과 불행의 양가성'에 주목했다.
너무 불행하거나 너무 행복해서 아니다. 불행과 행복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성적이 좋은 학생은 성취감을 느끼지만 동시에 성적 하락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면서 정신적 압박감을 더 강하게 받는다. 연예인도 뭇사람에게 사랑을 받고 경제적으로 큰 수익도 얻지만 동시에 인기 하락에 대한 두려움과 무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에서 오는 어려움을 등을 감내해야 한다.
이 교수는 자살의 원인이 단순히 정신질환을 겪고 있거나 사업 실패와 같은 인생에 큰 악재가 생겨서라기보다는
늘 "행복과 불행의 경계에서 고뇌하는" 혹은 "고통 받는 감정의 양가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일본은 올해 고립, 고독 문제를 전담하는 정부 부처를 신설했다고 한다. 코로나19 이후 특히 청년과 여성의 자살률이 급증하는 현상을 인지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영국은 2018년에 이미 고독을 사회 문제로 보고 관련 부서를 만들었다.
시대가 바뀌면 사회가 바뀌고 사회가 바뀌면 문제도 바뀐다. 19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 가구수는 30%가 넘는다. 서울만 그런 줄 알았는데 전국 평균이 30%다. 2000년의 1인 가구 평균은 15.5%다. 20년 만에 1인 가구의 비중이 두배가 늘었다.
인간은 원래 외로운 존재라고는 하지만 혼자서는 더 외롭다. 저번 학기 자취방에서 비대면 수업을 들었다. 혼자 일어나 혼자 밥 먹고 혼자 수업 듣고 혼자 휴대폰 보다 잠이 든다. 사람이 고프다. 물론 그래서 남과 같이 살고 싶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하기는 어렵겠지만.
사전에 따르면 정신 건강(精神健康)은 큰 고민거리나 걱정거리가 없어 마음이 바르고 평안한 상태다.
걱정 거리가 없는 게 건강한 상태라고 정의하긴 어려울 것 같다. 고민하고 걱정한다는 건 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마주해야 하는 상태이기도 하기 때문에. 중요한 건 고민에 대해서 내가 어떤 태도를 가지고 대처하느냐겠지.
우선 인간이 불행과 행복 사이에서 늘 왔다갔다 하는 존재라는 걸 아는 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잘하고 있다고 항상 잘할 거라고 보장할 수 없듯이 지금 못하고 있다고 항상 못하란 법도 없다.
지금 있는 그대로 내가 언제나 소중한 나라는 걸 잊지 않고 살 수 있기를.
작가: 윤형
본 매거진은 청년들의 지식커뮤니티 눈랩(noonlab.org)에 참여하는 청년들이 함께 작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