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영혼의 편지>를 읽었다. 대학생 때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한 20년 만인가보다. 반 고흐의 작품을 좋아해서 반 고흐의 책이 여러 권 있는데 이 책만은 다 읽었다고 생각하고 다시 읽지 않았었다. 책방무사에 갔다가 오래간만에 다시 읽어보고 싶어서 빌려왔다. 책을 읽으며 정말 많이 감탄했다.
고통 속에서 희망을 품으며 자신의 그림에 대해 확신했던 고흐의 모습도 당연히 감동적이었지만 이번에는 동생 테오의 모습이 더 대단하게 느껴졌다. 테오에게 반 고흐는 책임져야할 형이 아니었던 것 같다. 테오는 항상 고흐의 입장에서 모든 문제를 바라봐주었다. 동생에 대한 미안함을 느끼면서도 경제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어 괴로워하던 고흐에게 형이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선택하라고, 편안하고 자유롭게 해주는 곳을 찾으라고. 용기를 잃지 말라고. 형만 건강해지면 이제 아무 걱정도 없다고. 형이 더 훌륭한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테오는 진심으로 믿었다. 그는 고흐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우리가 살아가야 할 이유를 알게 되고, 자신이 무의미하고 소모적인 존재가 아니라 무언가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존재임을 깨닫게 되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사랑을 느낄 때인 것 같다.’ p.14
어쩌면 우리는 이처럼 나를 믿어주는 단 한사람의 사랑으로 매일을 견디며 사는지도 모른다. 어깨를 토닥여주고 고개를 끄덕여주고 손을 잡아주고 가만히 옆을 지켜주는 사람. 그 작지만 큰 사랑의 힘으로 우리는 또 하루를 견딜 수 있는 것이다. 나도 누군가의 테오가 될 수 있을까? 오늘은 고흐와 테오를 생각하며 까만 밤하늘을 가만히 바라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