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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odler J Apr 07. 2024

일본의 고급 식료품점은 뭐가 다를까?

Kyoto Yaoichi Honkan 방문기

교토 여행 중에 특색있는 곳을 가고 싶어 조사를 하던 중 발견한 곳이 바로 고급 식료품점인 Kyoto Yaoichi Honkan이다. 살 것이 있던 것은 아니였지만 평소에 볼 수 없던 것들을 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에 들린 곳이었다. 특히 궁금증을 유발했던 부분은 그를 수식하는 '고급'이라는 형용사였다. 일본의 고급 식료품점은 뭐가 다를까? 이 하나의 질문을 가지고 방문한 곳에서 발견한 것들에 대해 공유해보고자 한다.


넓고 쾌적하다
입장하고 느낀 첫번 째 감상은 '넓고 쾌적하다'였다. 각 매대와 구역이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 걸어 다니기에 편했다. 사람들이 다수 돌아다녀도 서로의 퍼스널 스페이스에 여유가 있을 만큼 사람이 돌아다니는 통로가 아주 넓었다. 좁고 복잡한 공간에서 생기곤 하는 불가피하게 다른 사람들과 가까워지거나 부딪히며 생기는 스트레스가 없었다. 박리다매보다는 비용이 높지만 품질이 확실한 상품들 몇개만을 판매하고 있어 가능한 공간 활용이었을 것이다. 


대부분 상품 종류들이 여러 품종으로, 소량으로 제공되고 있다

각 상품들의 품질은 이미 보증이 되어있다는 전제 하에, 고객들이 여러 제품을 시도할 수 있게 큐레이션 해 놓은 점이 인상깊었다. 일례로 잼을 파는 코너에서는 갖가지 약 200~300g 정도 되는 용량의 잼들을 팔고 있었는데, 여러 브랜드에서 다양한 맛의 잼들이 모아놓아져 있었다. 고객이 취향에 맞는 잼을 아직 찾지 못했다면 다른 맛이나 브랜드의 제품을 시도해보면서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모든 상품들의 디자인이 예쁘다

1층의 식품코너를 지나 2층의 가공식품 코너에서 눈에 띈 것은 모든 상품들이 아름답게 포장이 되어있었다는 것이었다. 오래 놔두고 먹는 식품들일 수록 그러한 특징이 두드러졌는데, 집에 놔두면 보고 있는 것 만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아기자기함과 아름다움을 가진 상품들이 많았다. 내 주방이 있는 주부라면 모두 알 것이다, 주방이 얼마나 소중한지. 주방은 주부들이 자신만의 안목과 취향으로 고른 물건들로 가득한 곳이다. 또한 온 가족 사람들이 자주 드나드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런 곳에 내 기분과 공간의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 줄 아름다운 물건을 놓을 수 있다면 살짝 비싼 가격은 큰 흠이 아닐 것이다.

하트모양 레몬이 둥둥 떠있다니 너무 귀엽잖아!!


제품들의 스토리텔링이 훌륭하다

그릇 및 다기 코너에서는 다기 별로 관련된 책 하나를 소개하면서 자연스럽게 다기들을 어떤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고객들에게 제안하고 있었다. 다도용 컵이나 도구들이 진열된 코너에는 다도의 즐거움이나 다도 예절, 녹차와 다도 등에 관한 책들이 진열되어있는 식이다. 책을 잠깐 훑으면서 소개한대로 다기를 사용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 있노라면 자연스럽게 다기가 사고 싶어지지 않을까? 스토리텔링을 오프라인 공간에서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좋은 예시라고 생각된다.


마무리하며,

여유가 있는 고객을 타겟하고 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선택들이 브랜드가 가진 큐레이팅 능력 및 스토리텔링 능력과 만나 좋은 시너지가 났다고 보인다. 사실 위에 나열한 특징들이 크게 특별하지 않다고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각 특징들을 실현하기 위해 들어간 세심한 정성과 노하우를 생각해 본다면 결코 쉽게 만들어진 고급 이미지는 아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본 식료품점은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많은 번화가인 가와라마치역 쪽에 위치해 있으니, 일본의 식료품점을 구경가보고 싶거나 교토에서 머물며 장 볼 계획이 있는 분들은 들려봐도 좋을 것 같다. (레몬티 선물용으로도 너무 좋을 것 같으니 들릴 기회가 있다면 겟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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