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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급 엄마 Jan 11. 2022

그대를 그리며

내 안에 머문 그대를 추억하며


컴퓨터의 타자를 두드리다가

창문틀의 먼지를 닦다가

문득 떠오른 당신은

꽤 오랫동안 내 안에 머물렀나 보다.     


굳이 떠나보내려 애쓰지 않겠다.     


마음이 흐르는 물길을 억지로 틀 수 없다는 걸

여러 해 동안

꽃을 반기고 낙엽을 떠나보내면서 

자연히 알게 되었다.     


그러니 그대여,

기약 없이, 기대도 없이

그저 내 곁에 머물러라.     


내 안에 그대가 차올라 

절로 흘러나갈 때까지     


그대를 그리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고 그대에게 스며들 때까지     


그땐 나도 미련 없이

그대를 떠나보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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