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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소희 Feb 13. 2022

제가 이 사람과 결혼한 이유는요

결혼을 결심한 이유

지금까지 내가 가장 잘한 일은? 0.12 만에 대답할  있다.  삶을 통틀어 내가 가장 잘한 일은 지금의 남편과 결혼한 이다. 누군가는 신혼이라 난리 났구나라며 비웃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자못 진지하다. 내가 남편을 사랑하고 남편이 나를 사랑해줘서 나오는 감정과는 별개로  사람은  옹골차고 좋은 사람임을 확언할  있게 되었고, 그에 따라 결혼이라는 제도에도 꽤나 낙관적인 감정이 스며드고 있는 중이니 말이다.


여생을 함께  동반자가 생기는 인생중요한 분기점, 바로 결혼이다. 까치발을 살짝 들고 고개를 갸웃 내밀며 타인들의 결혼생활을 구경해온 나에게 '결혼'이라 함은 그저 그런 것들  하나였다.  사람의 화합보다는 다양한 카테고리의 관계들이 얽혀 있는  복잡하고 따분해 보일 ,  속에 쉽사리 풍덩 빠지고 싶진 않았다. 이처럼 결혼에 회의적이었던 내가 이토록 변할  있었던  남편의 존재가 컸다고 본다.


나는 왜 이 사람과 결혼을 결심했을까. 그 이유를 차근차근 파헤쳐보자.



1. 똑똑한 리더십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본 남편은 보통의 사람보다 리더십이 있는 편이다. 그에 반해 나는 보통의 사람보다 리더십이 없는 축에 속한다. 우스갯소리로 식빵 테두리 같은 약간은 소외된 위치를 편안해하고 좋아한다. 어찌 됐건 부부도 2인으로 구성된 엄연한 조직이기에 리더십을 발휘해줄 누군가는 필요하기 마련인데, 이 부분을 남편이 잘 채워주고 있다.


리더십을 현명하게 적재적소에 발휘해주고 는 남편. 우리  사람의 관계에 있어서무조건적으로 나에게 맞춰주기보다는 상호 간에  맞춰나갈  있도록 이끌어준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무조건 맞춰주는 행위는 어쩌면 당장 편하고 쉬운 방법일지도 모르나, 그러한 행위에는 결과적인 오류가 뒤따르고, 남편은 이것에 대해  알고 있는  같다. 똑똑해 아주.



2. 표현의 귀재

표현하는 것에 그 어떤 숨김도 없다. 사랑, 슬픔, 격려, 애정, 화남, 속상함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나뉘는 이 감정들을 표현하고 풀어내는 것에 아주 능하다. 입을 꾹 닫고서 무언의 투쟁을 취미 삼던 나는 남편을 만나 이 골치의 습관을 많이 고쳤다. 가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말이다. 가족에게 표현하는 것에 젬병인 나를 대신해 주기적으로 부모님께 전화를 드리고 다정하게 말동무가 되어주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고마운 마음이 담뿍 차오른다.


어찌 됐건 표현할  아는 남편과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또한 표현하는 삶에 서서히 물들어 갔고 이런 내 모습이 썩 마음에 드는 중이다. 더불어 나는 남편과는 다르게 단시간에 생각을 정리하고 대화로 풀어내는 속도가 느린 사람이니 조급하게 표현할 필요 없음을 깨달았는데,  깨달음과 동시에 문득 들었던 생각은 " 사람과 함께 하며 변해가는  모습이  좋다. 아무래도 결혼해야겠다!"였다.




3. 깨우침을 주는 사람

꽁꽁 숨겨두고 싶은 미성숙한 나의 모습마저 따듯하게 품어주며 차분하게 내뱉는 마음들은 위로를 넘어 나에게 건강한 깨우침을 주곤 한다. 실례로 결혼식을 준비하는 과정 속 부모님과의 마찰로 힘들어하는 나를 보며 남편이 넌지시 내민 말들이 있다. "조금 손해 본다고 생각해요 우리. 손해 본다는 것은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는, 우리가 좀 더 성장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이에요. 그 누군가가 부모님이니 얼마나 다행이에요." 부모님과 마찰하는 나를 탓하지 않고 내가 스스로 좋은 방향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따듯하게 위로해주던 남편.


지금 하고 있는 사랑이 참 건강하구나, 남편이 보여주는 사랑이 참 성실하구나. 건강하고 성실한 사랑을 하고 있다는 기분, 저 사람과 결혼을 결심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4. 존경할 수 있는 사람

배우자 선택에 있어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 내가 진심으로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길 바랐다. 그리고 그런 사람을 만났다. '존경'이란 단어가 약간 무거울 수도 있으나 실제로 남편의 여러 모습들을 존경하고 있는 중이다. 풍부하고 깊은 세계관, 가족과 사랑에 대한 진지함, 닥친 큰일 앞에서도 평안할 줄 아는 대범함, 주어진 당연한 것들로 행복할 줄 아는 현명함까지.


간혹 어떤 사람을 만남으로써 내 영혼이 고양된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남편을 만나고 결혼을 하고 함께 하고 있는 지금, 딱 그런 느낌으로 살고 있는 중이다.


아무튼 나랑 결혼해 줘서 고마워요 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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