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세이모어의 뉴욕 소네트
나는 에단 호크 배우의 작품을 좋아한다. 큰 블록버스터보다 소규모 자본 영화에 자주 출연하는 배우여서 그렇다. 그의 작품을 보면 화려한 화면과 끝장나는 플롯의 영화들이 재미있는 영화라는 편견을 깰 수 있다. 담담하고 소박한 대사를 듣고 있으면 영화라는 매체도 본질적으로는 문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에단 호크가 감독 마이크를 잡은 <피아니스트 세이모어의 뉴욕 소네트>에서 세이모어 번스타인은 인생과 음악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는 음악에 대한 사랑이다. 음악을 순수하게 사랑하는 한 피아니스트의 모습을 영화에서 종종 확인할 수 있다. 세이모어는 프로 음악가의 삶보다 음악 자체가 좋아서 연주하는 아마추어 음악가의 삶을 더 선호한다고 한다. 프로 연주자의 길을 포기한 다음 그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소박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자신의 일을 재미있어서 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언제부터 꿈의 기준이 경제적인 게 되어 버렸을까. 세이모어 번스타인은 이렇게 말한다. 어떤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재능이 그 사람의 본질을 결정한다고. 경제적인 성공보다는 자신의 재능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재능을 발견하고 그 재능을 연마하는 즐거움을 통해서 삶의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소박한 삶과 본인의 재능을 순수하게 사랑하는 삶이 얼마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인지 확인할 수 있다.
이제 2018년이라는 인연도 끝나고 2019년을 만난다. 세이모어 번스타인이 영화 마지막에 연주하는 슈만 환상곡 Op.17의 마지막 악장을 들으면서 작년을 되돌아보고 내년을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