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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줌 Aug 11. 2022

성향 차이

소소한 행복 vs 욕망


내가 이렇게 징징대서 미안한데 나에게서 떨어져.



처음엔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어쩐지 우리의 만남이 즐겁다가도 한편으론 피곤이 쌓였다.

'컨디션이 안 좋은 게지..' 다음에도 그 다음에도.

그렇게 당신은 좋지만 당신의 만남은 그다지 좋지 않아 졌다.

'왜 그럴까?' 답을 찾지 못해서 한참을 긴 터널의 시간을 우린 웃으며 함께했지만 긴 터널의 끝에

어렵게 답을 찾은것 같다.

진심으로  '미안하다'

너와 나는 맞지 않았던 것이다.



인간관계란 것이 원래 피곤한건지 알았지만 그렇지 않은 관계가 있음을,

사람들의 성향이 다름을 이해하고 살면 되는 건지 알았지만 꼭 그럴 필요가 없음을,

찬찬히 느껴가며 40대를 향하고 있다.

그렇게 사람은 좋지만 나와 맞지 않는 성향을 조금씩 파악해 가고 있다.



소소하지만 작은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나랑 맞지 않는다.

아주 소소한 것에 행복을 느끼고 그것을 나에게 말했을 때 나는 '예쁘다, 잘했다'라고 긍정적으로 칭찬해주고 있었다.

그것이 거짓은 아니다.

다만 나는 그런 사소한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나 또한 그런 것을 너에게 말하지 않아.

네가 보여준 딸아이의 그림. 너무 예쁘고 잘했어. 그건 내 진심인데 나는 어쩐지 그 그림을 보고

'우리 아이가 더 잘 그리는구나.' 우리 애가 미술학원을 다니니까 더 잘 그리나 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지 뭐야.

나는 너에게 '그림을 좀 못 그린 것 같으니 미술학원을 보내봐.'라고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못 그렸다고도 하지 않아. 혼자서도 그 정도로 완성한 거 잘한 거야. 칭찬해.

더군다나 엄마 마음에 들고 아이도 마음에 들었으면 뭐! 더할 나위 있겠니.

거기에 실력이란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는것이니 더크게 발전할꺼야.

넌 분명 칭찬을 듣고 싶어 나에게 자랑한 거지? 나는 그런 뜻을 알겠어서 네가 원하는 말을 했어.

만약 우리 아이는 '이 정도로 그려!'라고 그림을 내밀면 넌 무슨 생각을 할까?

난 그런 아이들의 그림으로 너와 경쟁하고 싶지 않아.



너의 소소한 행복들을 응원하긴 하지만 소소한 것이 즐겁지 않은 최대의 만족감을 느끼고 싶은 나는

무엇이든 너에게 칭찬해 주여야 하는 감정노동자가 되었다.

내 아이의 상장들도, 학습 능력도, 여행 다녀온 이야기도, 좋은 일이 생긴 것도

모든 일에 나는 만족감이 덜하다. 칭찬을 듣고 싶어서 너에게 말한게 하나도 없어.

그런 의미에서 너에게 축하받을일도 칭찬도 들은일이 없다. 묻지 않으니 말하지 않았고

온통 네가 좋아하는 이야기들만 한 것 같아.


나에게도 소소한 행복들은 항상 있었어.

그림을 그려서 아이가 상장을 받은 일은 미술학원을 다니기 때문이지. 전국 등수 안에 드는 것이 아니니 뭐 그냥 많이 받아오는 것 중 하나야.

우리 아이가 자격증을 취득한 것 역시 꾸준히 다녔더니 그 정도 실력이 되었나 봐. 애가 특출난 건 아니야.

내가 오늘 매상이 좋았던 이유는 한 달 중에 못판날이 있음 대박 나네 잘 팔리는 그런 날도 있는 거고

내가 이번에 차를 사게 되어 기쁘지만 다들있는차를 내가 이제야 산 게 뭐 축하받을 일이겠어.

나는 혼자만의 이런 기준으로 뭣하나 신나서 말한적이 없다.



첫 집을 장만했을 때도 살 때 되니 사는 집이라는 정도의 개념만 있었을 뿐이고 졸업 전에 남들보다 빨리 취업을 했을 때도 그냥 물 흐르듯 흘러가나 보다 생각할 뿐 스스로 조차 잘했다는 칭찬을 한 적이 없는 것 같아.  

나는 무엇하나 칭찬받을 것이 없었다. 남들도 없는 특별한 것을 한 것도 소소한 것에 기쁨을 느끼는 성격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불행하다고 느낀 적도 없다. 다만 너의 곁에 있으니 내가 불행한 사람이 되는 것 같다.

별것도 아닌 것 같아 내가 말할 수 없었던 것들이라 생각했는데 너에게 이런 사건들은 모두 칭찬을 들어야 하고 축하해 줘야 했는지

나는 너의 이야기 말끝마다 '잘한다. 잘했다.' 그렇게 의미 없는 감정을 소모했던 것 같다.

어느 날 부족한 것 없이 잘 자라준 우리 아이들은 이런 소소한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엄마를 만나

누구에게 칭찬 한번 제대로 들을 수 없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는 '아이들에게 끈기 있게 잘했구나. 엄마는 니만 할 때 이러지 못했는데 넌 정말 대단한 것 같아.' 라며 칭찬해주지만 남 앞에서는 어찌 그리 칭찬보다 못한 부분만 두드러지게 말한 것 같아.



네가 귀엽다며 뽑기 하다 뽑혔다는 장난감에도 반응해 줘야 하고 아이들 사진을 내밀며 흐뭇해할 때도 내스스로 어떤 감정인지 몰랐는데

'그렇게 귀여운 아이들 우리 집에 둘이 나 있어. 니 사진첩을 내밀지 않아도 괜찮아!'


한두 번도 아니고 넌 매번 어떻게 그러니?? 그냥 좋다고 하고 맞장구 치고 박수쳐주면 되는건지 알았다.

그런 니앞에서 더 앞으로 나아갈 성장을 위해 나는 이런 부분은 '어떻게 고치지? 저럴 땐 어떻게 하지?' 이런 고민만 털어놓았지 뭐야?

동급생들과 비교했을 때 고만하고 다 똑같은 아이들을 뿐인데 나는 아이들의 문제를 부각시킨것 같다.

사실 너의 소소하지만 작은 행복을 추구하는 모습이 어떤 면에선 성취감도, 행복감도, 만족감도 긍정적으로 보여 보기 좋지만 나라는 사람이 이상이 높고 만족감이 낮다고 하더라도 네가 부럽지는 않아.

여행을 안 가도 가족들과 함께라면 즐겁다는 말도 2천원짜리 뽑기하고 나온 장난감에 귀여워서 배꼽 잡고 웃지도 못해. 작은 집에서 살아도 난 행복해라는 말도 난 솔직히 동의할 수 없어.



나는 이렇게 욕심이 많은 사람이야. 하고 싶은 게 많고 열심히 일해서 갖고 싶다고 생각하는 건 다 가질 거야.

소소하지만 작은 행복을 나한테 강요하지 말아 줘. 난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 할 뿐이야.

너에게 자주 찾아오는 그 행복들 보다 나는 가끔씩 찾아오는 나의 행복이 더 좋아.




욕망아줌마의 일기


소소한 행복을 강요하진 말아요.

내 욕망이 당신에게 피해를 준건 없잖아요?


자랑하는 사람이 싫은건지 맘놓고 자랑하지 못하는 내성격이 싫어서 이러는건지 모르겠지만 욕망덩어리면 욕망만 소소한행복이면 소소함만 찾자.

없을때는 소소한게 좋다고 했다가 있을때는 있어서 좋다고하는 변덕이 제일 못봐주겠어.

동일 노선 하나만 해! 어느장단에 춤춰야할지 모르겠어서 그래. 왜! '욕심많다. 욕구가 많다' 는게 일의 동기나 힘의 원천이 될수  있으니 나쁜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해.


널 그만 포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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