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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셉킴박사 Dec 30. 2019

[제왕절개]도 순산이 될  있고, 순산 이어야 한다!

순산의 본질은 출산의 방법을 뛰어넘는다

자연출산만이 순산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제왕절개도 당연히 순산이 될 수 있다. 순산 이어야 한다!


이 글은 제왕절개를 추천하는 글이 아닙니다. 의학적 판단으로 제왕절개가 불가피한 산모들을 위한 글입니다. 개인의 상황과 환경에 의해 제왕절개를 선택한 산모들을 위한 글 입이다. 제왕절개를 앞둔 그리고 이미 제왕절개로 출산한 산모들이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저의 아내는 두 번 수술대에 올랐습니다


응급 제왕절개로 첫째를 출산했습니다. 낯선 타국에서. 12시간 진통을 다하고 결국 수술. 유산도 경험했습니다. 결국 소파 수술을 했습니다. 난산을 겪은 아내의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남편으로써 후회한 저는 출산을 공부했습니다. 결국 건강한 출산의 비밀을 알아내었습니다. 첫째를 수술했으니 둘째도 수술해야 한다는 '잘못된/선동된 오랜 상식'과 다들 편하게 수술하는데 왜 자연분만하려고 하느냐는 '출산 편견'에 맞서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자연주의 출산을 이야기하는 것이 '촌스럽고' 심지어 '별난' 사람처럼 비치는 것도 피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순산의 비밀을 알았기에 어렵지 않았습니다. 출산방법 (자연분만 vs. 제왕절개)의 프레임에 이미 벗어 나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둘째는 20분 만에 자연출산. 셋째는 아내 나이 40세에 45분 만에 자연주의 출산. 자연분만하여 물론 좋았습니다. 그러나 둘째와 셋째를 출산하며 부부가 가장 감사했던 것은 출산을 함께 했다는 것입니다. 출산 그 마지막 순간만이 아닌 9개월 전체를 함께 해온 출산. 출산의 방법에 포커스가 맞춘 것이 아닌 임신 9개월의 행복한 여정.



순산의 본질을 알게 되다


아내의 순산을 돕는 남편으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순산의 본질]을 알게 되었습니다. 진정한 순산이라, 부부가 함께 한 생명을 싹 틔우고, 그 생명을 품고, 그 생명을 출산함으로 부모로 태어나는 것이란 걸. 아기와 함께. 순산은 가족이 태어남으로 가정이 이루어지는 모든 과정이라는 걸. 남편도 가슴으로 임신하여 9개월의 시간 동안 생명을 함께 길러내는 것. 그렇게 남편은 아빠로, 아내는 엄마로 아기와 함께 태어나는 출산이 바로 [순산의 본질]이라는 것입니다. 

순산의 본질. 엄마가, 아빠가, 아기와 함께 태어나는것. 가정의 탄생.


순산의 본질은 출산의 방법을 뛰어넘는다


순산은 결코 출산의 방법 (제왕절개 vs. 자연분만)으로 정의될 수 없습니다. 출산의 방법이 성공적 출산, 건강한 출산, 행복한 출산의 기준이 아닙니다. 제왕절개로 출산한 산모가 자연출산을 자랑하는 산모들 속에서 불편해할 필요가 없습니다. 출산 시 아기와 산모에게 응급상황이 생길 경우 제왕절개를 해야 합니다. 의사의 판단에 수술이 반드시 필요할 경우 제왕절개를 사전에 계획하여 의학적 도움으로 출산을 해야 합니다. 개인적 사정과 환경에 따라 제왕절개가 최선의 선택인 경우도 있습니다. 수술이 순산이 될 수 없고 순산이 아니다 라는 우리 속 잘못된 생각은 변화되어야 합니다.


[순산의 본질]은 제왕절개를 불가피/선택적으로 하게 되더라도 그 방법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품은 산모의 '출산 자존감'을 가지라고 울림을 줍니다. 생명 탄생의 존엄성. 천하보다 귀한 한 생명을 탄생시키는 것 자체로도 이미 [순산]인 것입니다. 부부가 함께 생명을 품고 제왕절개를 통해 부모로 태어난다면 이 또한 얼마나 아름다운 [순산]인가요.


산모님들이 9개월 동안 얼마나 노력을 많이 했나요. 임신 초기 입덧부터 무거워진 몸을 끌고 800만 번 호흡하며 매 걸음마다 얼마나 노고가 컸나요. 아기를 품은 그것만으로도 이미 순산을 위한 엄마의 노력은 100% 다했습니다. 출산의 방법에서 산통과 진통의 영역에서 제왕절개가 자연분만보다  더 수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출산 후 몸의 회복에는 자연분만보다 훨씬 더 어려움들이 있습니다. 특히 수술 후 일부 자궁 막의 영구 손상은 만성 골반통, 요통, 척추 근육 불균형, 자세 변형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추후 그 이유와 예방책을 기고하겠습니다). 이처럼 제왕절개는 회복을 위한 큰 노력이 필요하고, 출산 후 더 잘 쉬어 주고, 가족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 큰 수술 입니다. 자연분만을 시도하다가 결국 제왕절개가 진행된 경우는 산모는 두배의 산고를 겪고 출산을 했기에 더욱 수고의 칭찬을 받고 가족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출산은 몸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걸. 출산을 위해 몸은 경이롭도록 디자인되어 있다는 것을. 몸이 제자리를 찾고 마음이 출산의 본질에 집중한다면 충분히 누구나 출산을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의학적 불가피를 제외하고, 자연스러울 출산이 '두려움'과 '걱정'과 '잘못된 인식'으로 불필요하고 과한 중재가 개입되지 않아야겠습니다.


훌륭한 의사와 조산사를 만나 의학적 견해와 도움을 꾸준히 받으세요. 남편은 아내의 몸과 마음을 살피며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세요. 사회는 제도 (나아지고 있고, 더 나아지기를 희망)로 출산을 조금 더 지지해 준다면 누구나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순산]은 가능합니다.


제왕절개 후에도 고백, '나 순산했어!'


불필요한 제왕절개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제왕절개도 순산이 될 수 있고 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꼭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임신과 출산을 잘 준비한 산모가 의학적 판단하에 꼭 필요한 상황에서 제왕절개로 출산을 했을 경우 이제 이렇게 (예시) 고백했으면 좋겠습니다.


 " 나 순산했어! 남편도 가슴으로 임신하여 나를 응원해 주고 지지해 주었어. 내 소중한 아기를 위해 먹는 것부터 시작해 생각하는 것 까지 다양하게 내 삶의 패턴과 스타일을 건강하게 변화시켰어. 임신 9개월은 나에게 큰 도전이고 변화를 앞둔 용기가 필요한 날들이었지만 생명을 품고 키우는 소중한 시간이었어. 조금 아쉽게도 출산 끝자락에 아기가 지쳐 제왕절개가 필요했지만, 내 손을 잡아주고 끝까지 응원을 보내준 남편과 함께 부모로 태어나 너무 기뻐. 한 생명을 내가 낳게 되었다니. 나 순산했어 "



진정한 순산이라, 부부가 함께 한 생명을 싹 틔우고, 그 생명을 품고, 그 생명을 출산함으로 부모로 태어나는 것이란 걸. 아기와 함께. 순산은 가족이 태어남으로 가정이 이루어지는 모든 과정이라는 걸. 남편도 가슴으로 임신하여 9개월의 시간 동안 생명을 부부가 함께 길러내는 것. 그렇게 남편은 아빠로, 아내는 엄마로 아기와 함께 태어나는 출산이 바로 [순산의 본질]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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