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의 독백 아니구 선의 독백입니다
오늘도 열 여명의 사람과 대화를 했다
어쩌면 그 이상, 카카오톡 채팅방에 함께 들어가 있지만
상대도, 나도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 경우까지 포함한다면
어쩌면 서른 명 그 이상의 사람과의 대화
이변이 없다면, 하루의 마무리는 마지막 내가 만난 사람과의 대화로 기억된다
그토록 관계에 대한 기억은 짧다
순식간에, 내가 오늘 마주했던 29명의 기억은 증발됐다
내일이 오면, 오늘 내가 마지막에 마주했던 나머지 한 명의 기억조차도 흐릿해진다
그래도 난 계속 사람과 대화를 한다
무엇이 나에게 남겨질 지도 모른 채
문득 깨닫는다
내가 유일하게 관계 속에서 기억할 수 있던 건 상대가 아닌 나다
사람과 만나면서 모습을 바꾸는 나를 느낀다
난 어쩌면 매번 달라지는 나를 보기 위해서 관계를 쌓나보다
이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