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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안키친 Jun 10. 2024

시대예보 :핵개인으로 살아남기

말할 필요도 없이 베스트셀러 작가인 송길영 대표의 신간을 만났다. 유튜브채널 강연자로도 유명한지라 처음 '시대예보'를 알게된것도 올해 연초쯤 모 유튜브 채널에서였다. 이제야 손에 넣어 읽어봤는데 생각보다 판형이 참 작았다. 갈수록 책은 작아지는 추세인가 싶었는데, 가격을 보니 드물게도 2로 시작하는 가격대라서 놀랐다. 요즘은 책읽는 사람들이 줄어서인가 인플레이션 때문인가 책값이 이렇게 오르다니.



국가주의에서 개인주의로, 도시단위로 살아가는 핵개인


프랑스 축구선수 지단의 사례로 전체주의 국가와 개인주의 국가의 차이에 대해 설명한 대목이 흥미로웠다. 세계적인 축구대회에서 상대팀 선수에게 개인적인 보복행위로 박치기를 해서 퇴장당한 축구선수 '지단'. 우리나라 같았으면 돌팔매질을 받았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프랑스 국민들은 반대였다고 한다.  프랑스에서는 지단이 자기 가족을 비방한 상대편 선수에 대해 응징한 행동이 용감했다고 평가하고 그를 환영했다고 한다.팀이나 나라의 패배따위는 신경쓰지 않는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시크함, 솔직히 적응하기 힘들다.


때마침 현충일 내가 겪은 에피소드, 조기 게양방법에 대해 무지했던 나는 그냥 태극기를 달았다가 혼쭐이 났다. 어디서? 가족단톡방에서다. 참고로 나는 막내라서 우리가족 중 가장 나이가 적다. 가족들의 반응에 무안해져 즉시 검색해보니 조기를 다는 공휴일은 연중 현충일이 유일했다. 그동안 결혼후 공휴일에 국기달기를 잊고 지나치기 일쑤였기에 현충일에 조기게양법을 알리가 없었다. "경험이 없어도 상식으로 알아야지" 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지만, 그런 상식을 보관하고 있기엔 내 머릿속은 너무 과부하였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국기를 다는 의식이나 호국 영령을 추모하는 행위, 조상을 모시는 제사 등의 의식이 오늘이나 내일의 삶에 어떤 가감이 되는냐에 대한 질문도 속으로 해봤다. MZ세대에 편입하지 못한 X세대 끝자락인 나의 이유있는 변명이다.




마이크로 인플루언서


수백만 팔로워를 거느린 인플루언서는 더이상 일반인도 아닌 연예인 급으로 떠올랐다.자본주의 사회의 대표적인 가치척도인 몸값으로 쳐도 웬만한 연예인 저리가라다. 앞으로의 시대는 이러한 메가인플루언서가 아니라 '내 주변의 누군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 그들과 개인의 연대와 팬덤이 성행할 거라는 예측이다. 대신 집단이 쪼개지고 팬도 분산되므로 팬 수도 작아질 것이다. 시장의 파이가 작아지므로 경제적인 가치 또한 작아지게 된다. 유튜브가 미디어를 대신할 만큼 비대한 영향력을 가지나 보니 전국민이 유튜버나 크리에이터가 되지는 못할지라도 그 시장또한 포화를 맞게 되고 다시 잘게 나뉠 것 같다는 재밌는 예상이다.




자리가 아니라 일을 본다


유머와 창의를 겸비한 콘텐츠로 충주시 유튜브채널을 성공시킨 김선태 주무관의 이야기를 사례로 들었다. 이 분은 워낙 유명인이다 보니 과거 내가 잠시 몸담았던 공공기관 홍보콘텐츠 제작 시에도 섭외한 적이 있었다. 충주시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를 전국 1위로 올려놓은 주인공이 과연 어떤 활약을 해줄지 우리 기관도 기대를 했었는데, 우리 영상에서 짜여진 각본에 따라 촬영을 하다보니 결과물이 썩 재밌지는 않았던 기억이 난다.


얼마전 대기업의 고액연봉 제의를 거절한 게 이슈가 되어 한차례 또 유명세를 날렸던 걸 봤는데, 이직하지 않은 이유로 '그곳에 가면 그들이 시키는 대로 해야하기 때문'이라고 했던 것 같다. 이 책에서도 대중들이 그 사람의 자리나 직급만 보고 더 높은 곳으로 가지 왜 안가냐고 물을 때, 그는 자리가 아닌 일을 보고 남았다고 해석했다. 비슷한 얘기같지만, 무엇에 촛점을 두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효도의 종말


 '효도'라는 미덕이 당연시되던 시대, 즉 40대 이상의 세대들에게는 의무이자 도리로 여겨졌던 키워드인 효도가 더이상이 존재하지 않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효도라고 하면 자식 뒷바라지에 평생을 고생스럽게 살아온 부모,자식들의 대학이나 결혼, 취업을 위해 경제적으로도 전폭적인 지원을 다한 부모에게 자식이 사회적으로 성공한 뒤 보상 차원의 보답을 하면서 노년의 부모를 부양하며 훈훈하게 살아가는 스토리가 떠오른다. 하지만 교과서에서 묘사되는 효도의 정의가 무색할 정도로 요즘 부모세대보다 더 가난한 자식세대가 더 많은 것 같다. 또는 부모세대와 자식세대 모두 경제적으로 팍팍한 삶을 살고있다고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사회적인 성공이며, 부의 축적이며, 안락한 노후며 이런 것들을 누릴 수 있는 자들은 전체의 1/3을 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그 외 사람들은 부모고 자식이고 상관없이 각자도생에 바쁘다. 더불어 초고령화 사회에 노인빈곤율은 함께 높아지면서 사회적인 돌봄시스템에 대한 이슈도 뜨거운 감자가 되어간다.

나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한 효도의 종말이 씁쓸하게도 인상에 남았다.


인공지능 AI시대, 달라지는 삶의 공식 , 현행화만이 살길


과거 또래들 중에 IT업계 종사자를 만나면, 공통적인 고충이 있었다. 1년 정도만 일을 쉬어도 새로운 기술이 많이 나와서 따라잡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그럴 때면 남의얘기 처럼 듣곤 말았는데, 이제는 분야를 막론하고 새로운 기술과 도구와 공식의 출현으로 하루하루가 달라지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이번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것에 대한 현행화'라는 키워드에 주목하면서  또 한 번 확신하게 됐다. 물밀듯이 출현하는 디지털 기술과 모바일 앱서비스들에 어느새 멀미와 현기증을 느끼며 피하기만 하고있던 나도 반성하게 된다. 20대까지 아날로그 인간으로 이후는 디지털 인간으로 살아오다 보니 아무래도 기술을 쫓아가기가 늦됐는데,뭔가 수를 써야지 싶다.  


에필로그

매일 아침 일기예보를 본다. 오전과 오후의 날씨를 확인하고, 최저기온과 최고기온을 본다. 비나 눈이 오면 몇시부터 오는지를 확인하기도 한다.일기예보를 보고 하루를 준비하듯이 이제는 자꾸만 변하는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시대 예보를 챙겨봐야할 것 같다. 기술의 변화, 그리고 사람들의 변화를 중심으로 사회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알고 필요하다면 공부를 하고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ㅇㅇ시대'라고 칭하는 주기가 점점 짦아지고 있다는 걸 감안하면 매일의 긴장감을 놓치지 말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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