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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orai Jan 22. 2021

누워서 앉아서 서서 하는 생각들

2021.01

사진은 전날 마신 커피에 생긴 심해. 곰팡이인지 크레마 침전물인지 모르겠다. 설거지를 그때그때 잘 하자!


젖은 양말 때문에 움직이기 싫어

앉아서 뭐할까 고민하다 옮겨 쓰는 일기.


러닝 재개

여러 핑계를 이유로 오랫동안 뛰지 않았다.

날이 서서히 풀리고 길이 녹으니 뛰지 않을 이유가 없어서 뛰고 나서 커피도 마실 겸 탄천으로 나왔다.

날이 풀리니 뛰기는 좋은데, 따뜻해질수록 마스크는 점점 더 숨을 조여오겠지. 착잡하다.



브림 커피

집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에 있는 브림 커피. 이사 오기 전 가장 눈여겨봤던 것이 동네 카페인데, 계약하는 날 산책하다 이 카페를 발견하고는 며칠간 들떠있었다.


책을 읽기 좋은 곳. 실내보다는 햇볕이 잘 드는 바깥 자리에서 우거진 수풀을 배경으로 책을 읽는다. 바로 밑으로는 탄천이 있어 한 손에 커피를 들고 가볍게 걷기도 좋다. 아니면 정자역쯤부터 탄천을 따라 산책하다가 이곳에 와서 목을 축이는 것도 괜찮겠다.


매장 한가운데 사각형 모양의 사진실이 있는데 투명한 유리벽으로 되어있어 답답해 보이지 않는다. 브림 커피를 운영하시는 분들 중 한 분은 커피를 내리고 다른 한 분은 사진실에서 필름 사진을 찍는다. 그라인더에 곱게 갈리는 원두와 필름 사진의 고운 입자와 창문을 통해 조각조각 들어오는 햇볕이 함께 어우러진다.


따뜻한 햇볕과 맛있는 커피, 공간과 잘 맞는 선곡까지. 내가 생각하는 좋은 카페의 표본이다. 해가 잘 들지 않는 자취방에 있을 때면 줄곧 우울해져 햇빛이 잘 드는 카페에 가서 시간을 보내곤 했는데. 조명이 많지 않아도 햇빛을 머금은 듯 밝았던 모티프가 그리워진다.


필름카메라로 찍은 모티프커피바. 브림 커피 사진은 조만간 추가해야겠다.

빠르고 트렌디한 인풋들에 지쳐 눈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줄 컨텐츠를 찾다 헵 매거진을 펼쳤다. 큰 사진과 작은 글씨에서 오는 안정감. 헵 매거진을 통해 음악의 깊이를 느끼고 필름 사진에 대한 애정을 키운다.


이어서 집어 든 하이드어웨이 2호.

단단하고 또 말랑한 글들의 꼬리를 물고 다양한 생각들이 늘어진다. 머릿속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

난 정말 멋진 사람들과 일했구나 다시금 깨닫는다.



도토리묵

물컹하고 씁쓸한 마음을 맛보는 요즘이다.

감정 기복이 심해졌다.

너무 들떠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다가도

어깨가 뻐근할 정도로 머리가 아파 축 쳐져있는다.

겨울이 지나면 나을 듯한데 추위가 얼른 가셨으면 좋겠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내리쬐는 햇빛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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