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의 무지함을 모른다
김차장이 첫 입사한 곳에서 팀장님은 김주임이 민원인을 응대하고 있을 때 손수 차를 가져다 주셨다.
수기로 결재를 올리며 여러차례 수정하며 재출력해 올린 보고서에 일부 누락이 있었다. 당황한 김주임에게 팀장은 “내가 결재했으니 내가 책임지니까, 걱정말고 일해”라며 웃으면 결재한 보고서를 건네 주었다.
그리고 이직한 이 조직.
조직 최초로 기준을 제정하라고 김주임에게 지시가 떨어졌다. 제정하라는 기준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팀장에게 물으니, “너가 담당자인데 나한테 물으면 엌덯게” 라며 화를 냈다. 차장님도 대리님도 모르는 내용이라며 김주임 알아서 하란다.
그렇게 회사 전체에 적용되는 기준을 담당자인 김주임이 혼자 기안했다.
부정확한 지시와
삽질,
지시한 내용이 뭔지 지시한 당사자도 알지 못하니
반복적으로 수정하고,
그렇게 결재를 차례 차례 받고 나서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아니 실제 문제가 아닐 수도 있는 질문이 외부에서 들어오면
그냥 기안한 사람의 문제로 공표하고 결재라인의 처음, 막내가 책임진다.
사실은 본인이 뭘 하는지 제대로 모르고
그래서 제대로 시키질 못하고
해오는 것마다 지적하고
여러번 삽질하게 만들어 시간 낭비하게 만든 본인의 자책을 모르고,
의욕을 꺽고
실무자가 여러번 고군분투하여 상사를 이해시켜준 사안이 좋은 평가를 받게 되면
상사 본인이 그렇게 기안한 것처럼 으스대고,
외부 보고는 본인만 하고, 실무자의 수고에 대해서는 한마디 말도 없고.
김차장, 이 조직에 없는 사람을 처음에 만나서.
여전히 여기 어딘가에 있을 거라는 희망을 버리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