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구경하러 서점 들어가서 책 냄새 맡을 때 가끔씩 생각나는 순간이 있다. 그 친구가 전해주던 그 책을 받았던 그날.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가슴이 따뜻해지고 벅찼던 기억이 있다.
결국 그 친구와 헤어질 때까지도 네가 이 책을 보여줘서 내가 얼마나 좋았는지 모르겠다고 얘기하진 못했다.
몰래 사 와서 힘들 때마다 읽는 책이 되었다.
그는 이제 나와 같이 서점에 가는 사이가 아니게 되었지만, 이 책은 남아있다.
책을 읽을 때마다 늘 그에게 고맙다.
이 책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가족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친구에 대한 이야기 일 수 있다.
결국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스물네 살쯤 어디선가 좋아하는 책이 무엇인가요라는 물음에 단연코 이 책을 떠올렸다.
'두 사람이 함께 사는 것은 함께여서 더 어렵고 함께여서 더 쉽습니다'로 끝나는 이 책의 제목은 '두 사람'이다.
카테고리는 '초등학생이 보는 그림책'으로 표기되어 있지만 이 책을 만난 건 스물세 살 여름이었으니 '누구나 보는 그림책' 정도로 바꿔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다른 사람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일을 하다 보면
간혹 그 사람의 말이나 행동에 상처를 받는 경우는 늘 생기기 마련이다. 그럴 때마다 머릿속에 복잡한 생각이 많아지기도 한다.
‘그럴 수 있지’라는 생각을 늘 가슴속에 넣어두고 지나치지만 가끔 남아있는 마음속의 앙금을 풀기 위해
이 책을 읽는다.
각자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와 계속 이야기하면서 그 사람의 생각 범위와 나의 범위를 맞춰나가는 작업은 즐겁기도 하지만 지치고 힘든 일이다.
이 책은 다른 두 사람이 함께 하면서 완전한 하나를 이룬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동시에 그것이 조화를 이루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말한다.
동시에 이 책은 저에게 위로를 주기도 추진력을 주기도 한다.
개성이 다른 사람이 함께 하는 일은 원래 어려운 것이니 지금 내가 겪고 있는 과정이 당연한 것이라고 말해주는 책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