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것에 대하여
스스로 도는 힘을 위하여라는 말을 좋아했었다.
나의 이십 대는 독립된 나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까지 내겐 독립은 이별에 자유로워질 수 있는 상태로 생각해 왔다.
모든 이별에 자유로워지기 위해, 나는 그렇게도 애를 썼다.
이별은 늘 어렵다.
어려운 이별을 대처하는 나의 자세는 혼자서도 씩씩하게 일상을 살아내야 한다는 마음뿐이었다.
내 곁의 모든 것이 나를 떠나가도, 나는 단단하게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늘 염원했더랬다.
부단히 노력하다 깨달은 것은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을 마주 하면 할수록 난 그때로 돌아가기 위해 애를 쓴다는 것이었다.
내가 바랐던 것처럼 혼자서 살아냈다. 난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마음을 가지게 됐다고 믿었다.
사랑하는 것들이 사라지지 않은 것처럼, 그렇게 일상을 살아내는 게 내 역할이라 생각했다. 사실 내 곁을 떠나지 않았다고 믿고 싶었다. 아무도 내 곁을 떠날 수 없다며 붙잡았다.
멀리 가버린 것을 잊지 않도록 애를 쓰는 것이 남은 이의 몫인 줄 알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잊히는 기억을 붙잡기 위해 노력했다.
붙잡으면 붙잡을수록 난 가라앉기 시작했다.
사랑하는 이를 보낸 10년이 지나고 나서야,
두 번째 이별을 마주하고 나서야,
이제 내 곁의 모든 것은 떠날 수 있음을 받아들이고 있다. 난 이렇게 어리석다.
오늘 또 나의 사람이 떠났다. 언제든지 누구든지 떠날 수 있음을 받아들이기까지 10년이 걸렸다.
그들은 떠났어도,
시간이 흐르며 그들의 기억이 흐려지겠지만,
가끔씩 그들 생각에 좌절하고, 그리워하면서 울겠지만
그래야만,
서서히 스스로 도는 힘을 가질 수 있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