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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빽언니 Mar 30. 2024

못 먹는 병

작작 좀 처먹으라고 벌 받은 거다

당뇨약을 하루에 한 알 먹은 지 1년이 됐다. 나 같은 중년에게 가장 나쁜 식습관은 단 음료를 마시는 것이다. 중년이 되어도 각종 질병 위험이 높아지는 단맛을 절제하지 못하면 살이 찌고 당뇨병 위험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아들 친구 녀석이 휴가를 나오면서 군대 안에서는 저렴하다며 홍삼 선물세트를 사가지고 왔지만, 당뇨약을 먹기 시작한 내가 단 주스는 입에도 안대며 참고 사는 데, 아무리 좋다는 홍삼도 너~무 설탕물 같아서 꽤나 꺼려지고 반갑지가 않다. 지난번에도 사 온 걸 내색을 못하고 고맙다고 받았더니, 이번에 또 사 왔길래, 모르고 자꾸 사 올까 봐 솔직하게 말했다. 


"나 못 먹는 병에 걸렸다"


당뇨환자는, 남들이 다 먹는 기본적으로 몸에 좋은 거라고 해도 설탕성분이 전혀 없는 게 아니면 먹지 않는 게 좋다고 한다. 덜 먹어야 하는 병에 걸린 거라서 꽤 가려야 하는 게 많아졌다. 


술은 전혀 먹지도 않고, 미지근한 맹물만 마시고 보리차나 홍차 정도가 안심권이다. 

커피도 전혀 설탕이 안 들어가야 한다. 어리고 젊을 때 아무거나 막 먹고 막 살아서 벌 받은 것 같다.  

작작 좀 먹으라고 결국 못 먹는 병에 걸린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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