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어떤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었고,
(사실 그래서 전략 컨설턴트들이 주목을 받았었다!! 왜? 구글이 없었으니까!)
남들이(주로 경쟁사) 어떻게 사업 방향을 가져 가는지가 매우 궁금했고 그 자료만 확보되면
내 전략을 편히 작성하던 수정하던 베끼던 할 수 있는 시대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 그 역할을 구글이 친절히 잘해주고 있다.
심지어는 인포그래픽까지 만들어서 말이다. 눈에 쏙쏙 들어온다.
근데 기획자로 살다보면 남들 만든 것은 아주 분석도 휘황찬란하고 잘 되어 있는 것 같은데!
내가 막상 보고서를 써서 정리하려고보면 정리가 안된다.
리서치를 엄청 했음에도 보고서를 쓰려면 쓸 수 있는 단어가 몇개 없거나, 너무 많거나..
그래서 이를 어찌 해결할까 하고 구글링을 하기 시작한다. "보고서 쓰는법"!! enter!!!
정리의 기술, 어떻게 보고서를 써야 하는가 서점도 기웃기웃, 블로그도 기웃기웃
그렇게 어렵사리 담장 넘어 배우고 남들 소리 읽어 보고 나만의 스타일로 보고서를 뿌듯하다며 잘 정리해서
가져가면 팀장이 한 소리를 한다!
이 보고서에는 엣지가 없다................ 그래서 니가 하고 싶은 말이 뭐냐............
(엣지? 모서리가 없는건가... 그럼 보고서 종이를 접어서 모서리를 만들어야 하나 ^^;;;; )
남들 써 놓은 리서치도 엄청나게 읽었고, 내 머리속에서도 이해는 하고 있는데 이것을 표현하는 것,
그것이 힘들다. 그것이 바로 문서로 하는 커뮤니케이션!
사실 지금같은 시대에는 보고서도 의미 없고 라이브 방송으로 찍어서 보고해야 하나 생각도 들지만
어쨌건 우리는 아직 변하지 않는 시대를 살아가는 세대와 함께 생활해야 하는 직장인!
그때 눈에 띄는 개념이 있다!!!!
바로 MECE (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의 약자)
상호배제와 전체포괄 - 프롬 네이버 지식 백과 / 겹치지 않으면서 빠짐없이 나눈 것 - 프롬 위키!
오호라! 그럼 이제 내 보고서를 MECE하게 정리하면 내용 전달이 되겠구나~! 나이쑤!!
근데 들고 있는 흰 장표를 1시간 째 째려보아도 어떤 것이 구조화되어 잘 전달되는지 알수 없다.
A/B Test를 해볼 수도 없고...
의식의 흐름대로 쓰다보면 일기가 되고, 정신이 혼미해진다.
난 분명 이해가 가는데 상사에게 완성이 됐다 하면 이해가 안간다 하신다.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1) 남의 보고서를 많이 읽어보자
우선은 남들이 지금까지 써 놓은 보고서를 주제 무관하게 읽어보고 이해가 잘 되고 전달력이 좋다고 생각하는 포맷을 베껴놓거나 그 부분만 발췌하여 나만의 템플릿 PPT를 만들자.
1년쯤 지나 자료를 열어보면 내가 이런 자료를 좋아했었고 이런 것이 잘 된 자료구나라는
나만의 보물을 만들게 된다.
(2) 매일 맘에 드는 기사를 하나 골라서 한장으로 요약하는 연습을 해보자
오늘은 잘못된 만남으로 핑계를 대면서 넌 친구 난 연인하던 김건모 결혼 소식 기사가 눈에 띈다.
이것을 잘 정리해서 기사를 못본 친구에게 전달한다고 한다면 어떤 요소가 필요하게 될까?
뭐?!!! 언제? 누구랑? 어떻게 만나서 결혼 한대??
그렇게 청자가 듣고 싶은 포인트를 소제목으로 뽑아서 그 핵심 내용을 정리해보는 것이다.
제목: 김건모 결혼 발표
Sub 제목: 건모 결혼 개요
콘텐츠 항목: a. 만남의 배경, b.결혼 시기와 장소, c.배우자 Background, d.나에게 주는 시사점
(나도 이제 할 수 있겠다? 그래도 이뻐야 한다? 등등 ㅎㅎㅎ)
한장 안에 내가 듣고 싶어하는 궁금해 하는 내용이 모두 포함되어 잘 전달될 수 있는가를 리뷰해 본다
(3) 자주 쓰는 용어(e.g. 개요, 목적, 일정, 계획안, 실행방안, 주체, 시장 현황, 이슈 등등)를 정리하자
우리 회사가 좋아라 하는, 자주 언급되는 용어를 모아서 정리해 놓고 보고서를 쓸 때 필요한 단어만
발췌해서 활용한다. 한장에 보통 4~5개 단어가 활용 되는 것 같다.
(4) 리서치한 내용을 버려라
한 주제에 몰입하여 정리하다 보면 내가 찾은 내용이 너무 많은데 1장에 어떻게 폰트 10으로 혹은 8로 막 구겨넣어도 안들어가고 한장을 더 만들어되나 고민도되고 식은땀도 나고 그럴때가 있다.
과감히 버려라. 보고서는 내 지식을 자랑하는 공간이 아니다. 보고 받는 사람이 듣고자 하는 포인트만 제대로 반영되었는지 확인하고 폰트를 14까지 키워보라.
그리고 문장을 가다듬어라. 나의 리서치가 빛을 발할 것이다.
(5) 도표가 나은지 그래프가 나은지 스스로 종이에 A/B 테스트하라
일단 손으로 그려봐라. 컴퓨터에서는 기계적으로 작업만 하고!
개인 성향 차이는 있겠지만 나는 손으로 연필 들고 A4 백지나 점선이 그어진 공간에 그려 보는 작업을 먼저한다.
그렇게 정리를 해보고서 맘에 드는 버전을 단순 반복 작업의 로봇처럼 옮긴다.
그런데, 꼭 이 작업을
먼저 PPT로 해서 노란색을 할까 파란색을 할까 글로 쓸까 엑셀로 표를 만들까 등등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
주 52시간에 걸려서 야근하고 회사를 신고하려면 그렇게 하라. 효율이 무척 떨어지는 일이다.
우린 효과적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하는 것이 필요한 사람들이다!
지시를 내린 Top management는 일단 보고 받는 시점이 빠르고 정확했으면 한다... 내공을 쌓자.
일단 위의 5가지를 반복해 보고 나는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하는 반성의 시간을 갖도록 하자.
그리고 찾아봤던 MECE는 기초가 잡힌 다음에 다시 생각하자.
요약 방법(구조화)도 익숙치 않은데 MECE까지 하려면 욕심이 지나친 것이다.
컨설팅 시절 어떤 상사는
* 블라블라블라
- 1
- 2
- 3
반드시 3가지로만 쓰도록 하는 분도 있었다. 2가지도 안되고 반드시 3가지!!
이런것도 개인 차이이지만 기초 체력을 쌓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보고서 써 놓고 출력하면서 복사기 앞에서 이런 짓(생각)을 할 때가 있다.
* xx 브랜드 A4 용지를 써야만 하는 이유
- (가격 경쟁력) 가성비가 좋음
- (고객 만족도) 고객 평점이 경쟁 제품 대비 4.5(5점만점)으로 뛰어남
- (재질 우수성) 친환경 원료 활용
영어 공부를 할 때 영어로 꿈을 꾸면 실력이 느는 것처럼
종이와 PPT를 바라볼 때 내가 이 정도로 미쳐 있으면 첫걸음을 시작 한 것이다! 드디어!!!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