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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llochen Mar 12. 2024

오스트리아에서 스노보드 타기

3,000 미터에서 내려가보자!

 남편은 겨울이면 친구들과 오스트리아에서 스노보드를 다고 한다. 벌써 25년째라고..

보통은 남자들끼리만 가는데 이번엔 우리 가족은 따로 호텔을 잡고 2박 3일 있다오자고 했다.  그는 계획을 세우고, 장비며, 옷이며 이미 차에 착착 실어둔다.

(나는 그의 준비성이 너무 좋다!)


카우너탈러 글렛셔

산꼭대기 반대편은 이탈리아라서 이탈리아 국기를 지도에서 볼 수 있다.



호텔은 집에서 3시간 15분, 스위스를 지나 오스트리아로 가는 코스다.

서울에서 부산 가는 거리보다 짧은 거리인데, 나라를 독일-스위스-오스트리아로 지나가는 게 아직도 신기하다.


아늑한 작은 호텔

도착하자마자 어둑어둑해졌다.


저녁은 맛있게 뷔페.  뭐 샐러드에 고기 먹었다.

유럽 음식이 그렇지 뭐.

그래도 이렇게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을 보자니 작은 나라 같아 보이면서도, 고립된 느낌이다.


평화로운 공기, 사람들.


자동차로 2,500 미터, 즉 30분 정도 올라간 후, 차를 주차하고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3,000 미터 꼭대기에서 내린 후 스노보드를 타면 된다.

주차장에는 생각보다 네덜란드 차가 많이 보였다.


 네덜란드는 산이 없어서 네덜란드 사람들이 겨울이면 미친 듯이 스키 타러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로 온다고 한다.


우리 차 옆에도 네덜란드 아저씨가 차를 주차하더니 혼자 스키복으로 갈아 입고, 장비 챙기더니 훌훌 떠났다.

네덜란드에서 여기까지 9시간은 운전해야 될 텐데, 혼자 왔네!! 스키에 진심이구나..


출처 구글 ,유럽은 차 번호판만 봐도 어느나라차인지 알 수 있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니 차갑디 차가운 공기가 훅 들어온다.

산 꼭대기 반대편은 이탈리아다.

백두산도 3천 미터가 안되는데 내가 이렇게 높은 산에 와있다니.. 신기하면서도 겁도 났다.

산맥이 크고 웅장하니 사람들은 개미만큼 작아 보였다.

개미보다 작아보이는 사람들


일단 코스는 블루코스로 탔는데 (초보자용? 아니던데...),

시작을 절벽에서 한다. 하하하 절벽을 확 내려가야 하는데 이미 난 겁에 질렸다. 그러다 '이제는 좀 탈 만 하네' 싶었는데 갑자기 좁은 길도 나왔다. 그리고  옆은 낭떠러지였다. 한국처럼 친절하게 물고기 양식장의 가두리 같은 펜스는 없다.


딸 " 하이코, 스노보드 타다가 저기로 떨어지면 어떻게 해?"


남편 "흠.. 떨어지면.... 아프지.."


그의 대답에 나는 웃음밖에 안 나왔다.

이 사람들은 뭐 날아다니는 수준으로 타니, 떨어지면 어찌 되는지 생각을 안 해봤나 보다.


이 광활한 산에서 사람들이 안 보인다.

바로 조난영화를 찍어도 될 판이다.

가다 보니 드는 생각, 나 언제 도착하나..

코스 하나가 너무 길다. 나에게는..


경치는 정말 아름다웠고, 평화로웠고 그리고 여기서 스노보드 타기는 쉽지 않았다. 공기도 적고, 코스도 어렵고


그래서 난 레스토랑에서 쉬었다.


그래. 난 이게 좋다.

남편과 아이들은 다른 코스, 나는 차 한잔의 여유

 


누군가 나에게 좋은 스키장을 묻는다면, 나는 단연코 여기를 가보라 추천하고 싶다.

물론 당신이 프로라면,


아니면 그냥 경치 즐기며 차만 마셔도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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