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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실이하늘 May 19. 2024

직장생활 속 감정이야기_위화감

직장생활 속에서 마주치는 감정들을 다루는 우연한 계기

출처 : Pixabay (johnhain)


타인을 위해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당신의 신념은 무엇인가요?     


위화감(違和感)이란 조화되지 않는 어설픈 느낌 또는 감정이다. 직장이라는 사회는 매우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집합체이다. 규모가 작은 조직은 전원이 익히 알고 있던 사이일 수 있겠지만 대체로는 난생 처음 보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각자의 꿈과 목표를 위해 활동하는 곳이 직장이다. 이렇듯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어느 날 구호를 외치며 하나가 되자고 한들 갑자기 하나가 되기도 만무하고, 전체가 하나가 된다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이며, 욕심이라고 여길 것이다.


직장생활에서 느끼는 위화감을 몇 가지로 추려볼 수 있겠다. 우선 자신의 생각이나 신념과 다른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나 서로 지니고 있는 문화나 관습을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대표적이다. 또한 누군가가 보편적인 사회 규범에 어긋나는 행동을 보일 때나 자신이 과거에 위화감을 느꼈던 경험과 유사한 상황을 대했을 때도 그러하다. 


한편 부서나 특정인들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행태들에서, 먼저 입사한 직원들의 유치한 텃새 부리기에서, 부서 간 이해관계 속에서 자행되는 편 가르기에서도 심각한 위화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함께 어우러져 개인과 조직의 목표를 실현해야 할 공간임에도 불필요한 감정을 소모하고 있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고객 만족을 최우선 미션으로 삼고 있는 두 팀이 있다. 고객만족1팀은 고객의 소리를 청취하고 해결해주는 역할을, 고객만족2팀은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런데 고객만족2팀은 회사의 사업 확장에 따라 얼마 전 신설된 팀이다. 어느 날 고객만족1팀을 맡고 있는 입사 15년차 지 팀장이 같은 팀 여 대리와 카페테리아에서 아메리카노를 내리며 대화 중이었다.     



“여 대리, 고객만족2팀의 신 과장과 얘기해봤어?”

“아뇨, 신 과장님은 말수가 별로 없는 것 같던데요.”

“그러게 말이야. 고객을 상대하는 사람이 성격이 그래서야. 자고로 고객에게는 밝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말이지.”

“그래도 신 과장님은 예전 회사에서 최우수사원상을 몇 차례 받았다던데요?”

“그럼 뭐해! 우리 회사랑은 영 안 맞아 보이는데. 어딘가 느려 터진 것 같기도 하고…….”

“제가 좀 더 알아볼까요? 고객만족2팀에 새로 입사한 민 주임도 비슷한 성격인 것 같기는 해요.”

“뭐 알아볼 필요까지 있겠어? 보나마나 위에서도 별로 좋아하지 않을 텐데, 업무 성과는 얼마나 내는지 함 봐야겠네. 팀장도 이상한 사람을 갖다 놓더니 우리랑 영 안 맞아.”   


  

회사의 초창기 멤버인 지 팀장은 이후 사사건건 고객만족2팀에 대해 트집을 잡는다. 실수라도 하나 발견되면 온 동네 떠나갈 듯이 떠벌리고, 마땅히 실수가 보이지 않으면 고객만족2팀 팀장과 팀원들의 성격이나 어투, 심지어 옷차림을 가지고 그들의 입방아에 올린다. 그러던 어느 날 이른 아침에 팀장회의에서 지 팀장이 발언을 시작한다. 그날 마침 고객만족2팀장은 개인적인 일이 있어 불참하고, 신 과장이 대신 참석 중이었다.    


 

“고객만족2팀장은 참 바쁘신 것 같아요. 이 많은 팀장님들이 꼭두새벽에 출근하여 회의에 참석했는데 혼자 불참이시네요.”

“(신 과장) 팀장님 어머니께서 위중하셔서 부득이하게 나오지 못하셨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일이 한 번도 없었는데, 새로 만든 팀에서 이런 일이 생기네요.”

“(대표이사) 됐어요. 회의도 중요하지만 어머님이 위중하신데 당연히 찾아가서 살펴드려야죠. 신 과장도 업무를 대략 파악하고 있으니 오늘 회의는 크게 문제가 없을 것 같네요. 그럼 회의 진행합시다.”     



회의는 그렇게 끝났다. 그런데 고객만족1팀에 문제가 발생하였다. 얼마 전 고객의 불만을 해결한 건이 또 다른 불만을 만들었던 것이다. 지 팀장은 자기 자리에 앉기도 전에 웅성거리는 팀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담당 임원이 지 팀장을 호출했다.     



“지 팀장, 무슨 일이에요?”

“엊그제 불만을 제기한 고객인데 저희가 잘 처리해드렸는데 오늘 아침에 또 저러는 것 같아요. 제가 빨리 처리하겠습니다.”

“뭘 어떻게 했길래 아침부터 난리인지. 암튼 빨리 처리해 드리세요.”

“네, 저희 팀은 이런 일이 없었는데…….”     



직장에 지 팀장 같은 사람이 반드시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평범한 캐릭터는 아니다. 문제는 지 팀장과 같은 직원이 새로 입사한 직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다는 점이다. 편 가르고, 헐뜯고, 길들이는 듯한 행태들은 자세히 알지 못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오해를 만들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 외의 많은 직원들에게 눈총을 받을 수도 있다. 물론 자신은 그럴 의도나 감정이 없다고 주장하겠지만 상대 직원들은 반복된 누군가의 언행 때문에 불쾌하고, 불편하며, 끝내 퇴사까지 고려하는 상황까지 이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너무 예민해서 위화감이 생길 수도 있다. 상대는 일반적으로 충분히 용인될 수 있는 언행을 했을 뿐인데 받아들이는 사람이 과도하게 반응하여 직장 내 전체적인 분위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이 발생한다.


위화감을 극복하는 방법은 여느 감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선 상대방과 충분히 소통하여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가치관과 상충되는 언행을 배려의 차원에서 자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직장생활에서는 개인의 가치관이 발전적인 조직 문화를 저해할 경우에는 회사 차원에서 확실하게 지적 및 내규에 따라 처리해야 하고, 당사자는 수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어차피 회사든 직원이든 같은 배를 탈지는 각자의 선택이다. 함께 조화롭게 생활하든지 그렇지 않든지 결정하고, 그에 따라 처신하여야 한다. 


많은 직장생활 선배들은 공감할 텐데 위화감은 한 사람이 조성하기는 쉽지 않다. 누군가가 거들어야 가능하다. 그리고 다소 고리타분한 해결책이지만 경험에서 터득한 현상이라 언급해본다면 위화감은 시간이 해결하기도 한다. 여기에서 시간이란 완전한 해결을 의미할 수도 있지만 이탈이나 붕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당신은 지금껏 지켜왔고, 앞으로도 지켜나가고자 하는 신념 중 타인을 위해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신념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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