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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posumer Jul 17. 2022

[육아일기 20220715] 때가 되면 누구나

떠나간 농구대처럼

 건강검진에 내시경 검사가 포함되어 있어서 새벽 4시에 일어났다. 검사를 위해서 먹어야 하는 약을 먹고 화장실에 가기를 되풀이했다. 건강검진도 받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서 오전 8시 30분에 시작한 건강검진은 오후 1시에 끝났다. 오후에 미팅 한건과 저녁 약속이 있어서 다녀왔다. 집에 도착하니 벌써 아들이 잘 시간이라서 아들과 거의 놀아주지 못했다.

 아들이 잠에 들고 나서 누워서 스마트폰에 확인하지 못한 알림들을 보았다. 아들에게 작아진 농구대는 높이 조절 부분이 부러져서 당근마켓으로 나눔을 했다. 가져가기로  분이 아파트 공동현관 앞에 두면 가져가겠다고 해서 아침에 농구대를 공동현관 앞에 두었다. 당근마켓 앱으로 감사하다는 쪽지가 와있었다. 나눔 때문에 공동현관 앞에  농구대 사진을 찍어두었는데,  사진이 다시 보니까 왠지  쓸쓸해보였다.

 아들이 언제까지 나와 놀고 싶다고 할까? 이 녀석도 크면 놀기는커녕 나랑 대화를 피하려고 하지는 않을까? 아들이 키가 작았을 때는 올려봐야 할 만큼 높았던 농구대가 이제는 아들에게 시시해진 것처럼, 나도 언젠가는 아들에게 시시해지겠지? 나도 아들이 자라면 놀이친구가 아닌 다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때가 되면 누구나 떠나간다. 언제가 될지 모를 그때를 생각하기보다는 이번 주말에도 아들과 열심히 놀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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