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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posumer Jul 20. 2022

[육아일기 20220719] 엄마, 이거 좀 봐요!

즐거운 물풍선 놀이

 아들은 어렸을 때부터 물놀이를 좋아했다. 샤워는 물론이고 머리를 감는 것도 잘했다. 나는 아들이 머리를 잘 감는 것을 별것이 아니라고 생각을 했는데, 주변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머리를 잘 감는 것도 복 받은 것이었다. 머리 감는 것을 무서워하는 아이들도 많아서 이런 경우에는 부모가 머리를 감기기 위해서 여러 가지 비책을 마련해야만 했다. 아들은 머리를 물로 헹굴 때만 조금 미간을 찌푸릴 뿐이다. 여름철이 아니라면 감기에 걸릴까 해서 이틀에 한번 샤워를 했는데, 이제 매일매일 샤워를 한다. 여름이기도 하고 아들은 요즘 태권도를 월, 수, 금이 아니라 매일 가기 때문이다.

 아들은 샤워를 할 때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 다양하다. 하지만 요즘에는 대부분 물풍선을 가지고 논다. 다이소에서 산 물풍선에 물을 넣는 펌프와 물풍선 5개면 샤워시간이 아주 즐겁다. 물풍선에 물을 넣는 펌프는 원예용 물뿌리개와 비슷하게 생겼다. 물통에 물을 담고 펌프질을 한 뒤에 버튼을 누르면 물이 나온다. 물풍선에 물을 넣으려면 어느 정도는 세게 물을 나와야 하는데, 다이소표 펌프는 딱이다.

 

"아빠가 펌프질 해요!"


아들에 요청에 따라서 나는 열심히 펌프질을 하고 아들은 펌프에 물풍선을 끼우고 버튼을 누른다. 물풍선은 서서히 부풀어 오르고, '이히히'하며 좋아하던 아들은 나에게 물풍선을 빼서 입구를 묶어달라고 한다. 물풍선이 아들에 맘에 쏙 들게 커졌다면, 아들은 침대에 누워서 잠깐 쉬고 있는 아내를 불러 자랑을 해야만 한다.


"엄마, 이거 좀 봐요!"


회사일로 피곤한 아내도 눈이 없어지게 크게 웃는 아들의 요청을 마다하지는 않는다. 엄마에게 자랑도 끝났다면 이제 파괴의 시간이다. 아들은 물풍선을 터트리고 크게 웃는다. 예전에는 발로 밟아서만 터트렸는데, 이제 제법 힘이 세져서 물풍선을 손으로 움켜쥐어서 터트리기도 한다. 물풍선이 터지면서 나에게 물이 튄다면 더욱 좋아한다.

 물을 넣어서 터트려버리는 물풍선이 뭐가 그렇게 좋은지... 물풍선 5개를 가지고 세상을 다 가진 사람처럼 즐거운 아들을 보면 참 부럽다. 아빠도 예전에는 그런 시절이 있었을 텐데, 이제 아빠 머릿속에는 뭐 그리 근심과 걱정만 많은지. 언제 가는 터져버릴 물풍선처럼 아들이 언제까지나 물풍선 놀이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늘은 아빠가 기분이다! 샤워시간에 특별히 물풍선 6개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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