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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posumer Jul 19. 2022

[육아일기 20220718] 아빠, 왜 일찍 왔어?

아들의 어려운 질문들

 외부 미팅이 없는 월요일이라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했다. 바쁜 하루였지만 야근을 하지는 않아서 곧장 집으로 왔다. 아들이 먹을 우유를 사야 하는데 자전거를 타고 마트에 가기가 좀 애매해서 집에 도착하면 아들과 함께 마트에 갈 생각이었다. 아들은 마트 가는 것을 좋아하니 아들이 좋아하겠다고 생각하면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보육 이모님과 저녁밥을 먹던 아들이 폴짝 뛰어나와서 말했다.


“아빠, 왜 일찍 왔어?”


나는 ‘아빠, 안녕히 다녀오셨어요?’라는 인사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아들의 인사가 아닌 질문에 ‘앵?’이라고 답하고 말았다. 태블릿으로 만화영화를 보느라 저녁밥을 90분간 여유 있게 먹은 아들을 데리고 마트로 출발했다. 여름은 덥지만 집 앞 마트 가기처럼 가까운 외출 때는 내복만 입혀서 가도 괜찮으니 좋았다.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아들이 또 물었다.


“아빠, 왜 7층 다음에는 8층이야?”


, 숫자 7 다음에는 8이잖아라고 대꾸했다. 아파트 공동현관에 도착하자 계단 3개에서 뛰어내리는 점프를 하고  멀리 달려간 아들을 보면서 이제 아들이 질문이 끝이 없는 ‘ 시대를 맞이한 것인가 생각했다. 나는 이제 아들의 끝없는 질문 공세에 대비해야만 한다.

 ‘하늘은 왜 파란색이에요?’ 같은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기는 어떠게 나와요?’ 같은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지식도 중요하겠지만 열린 마음이 더욱 필요한 것 같다. 내가 어렸을 때 본 주변 어른들 중에서는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에 대해서는 ‘크면 알게 된다’라는 식으로 직답을 피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물론 크면 알게 되겠지만 당장 궁금하니 물어보는 건데… ‘아빠, 왜 일찍 왔어?’라는 질문에 내가 당황했던 이유는 내가 기대했던 질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를 할 때도 내가 원하는 질문이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나는 내 아들에게 무엇을 기대했던 것일까?

 밖에 나가면 어디로 뛰어갈지 알 수 없는 아들아, 앞으로도 그렇게 마음대로 질문해다오. 아빠도 열린 마음으로 최대한 대답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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