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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집밥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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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zoos Aug 22. 2020

27. 어쩌면 마지막 요리, 꽁치김치찜

2020년 8월 21일 금요일 저녁


1년을 채우지는 못했다. 약 10개월 전에 어찌어찌 흘러 충주에 방을 하나 구했다. 혼자 살게 되면서 굶지 않기 위해 요리라고 하기엔 좀 뭣한, 밥상을 차리기 시작했고 4월 즈음부터 브런치에 가끔 정리해보았다.


당시에는 계속 혼자 살게 될 것 같았는데, 사람 사는 일은 역시 예상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가 보다. 다시 서울 집으로 복귀하게 됐고, 당분간은 혼자서 밥을 차려 먹을 일이 없을 것 같으니 당분간은 이번 요리(?)가 마지막이 되겠다.


이사를 위해 집에 있는 식재료들을 탈탈 털어먹고 있는 중인데, 남아 있던 꽁치통조림과 마지막 남은 김치를 처리하기 위해 꽁치김치찜을 만들었다. 사용한 통조림은 '김치찌개용'이라고 쓰여 있는 것이었는데, 통조림 안에 들어있는 국물에도 양념이 되어 있으니 버리지말고 그대로 사용하라는 안내문도 함께 쓰여 있었다. 그래서 배추김치와 무김치를 냄비 바닥에 깔고 통조림을 통째로 부었다. 매콤하게 만들기 위해 청양고추를 하나 채 썰어 넣고, 비쥬얼과 향을 위해 대파를 썰어 넣었다. 김치에서 나온 국물도 있고, 통조림에 들어 있던 국물도 있어서 육수나 물을 더 추가하지 않고 그대로 끓였다.


딱히 다른 양념을 더하지 않았는데도 맛있다. 김치에 들어 있는 각종 양념과 통조림 국물에 들어 있을 조미료의 힘이었을까?


이제 슬슬 이삿짐을 싸야겠다. 언젠가는 그리워질, 충주에서의 생활도 이젠...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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