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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여행

외국인도 찾는 쇼츄바

2025 생일맞이 가고시마 여행 #8 - 로쿠

by zzoos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쇼츄바인 로쿠




바로 앞의 포스팅에서도 얘기했지만 가고시마는 풍부한 식재료와 '쇼츄'로 유명합니다. 그래서 쇼츄바가 많이 있는데요. 제가 좋아하는 쇼츄바 중의 한 곳입니다. 쇼츄바 로쿠(鹿 ROKU). 텐몬칸(天文館) 니칸바시도리(二官橋通り)에 있습니다.




가고시마의 한자와 온더록스의 두 가지 뜻




가고시마(鹿児島)의 첫 번째 한자가 사슴 록(鹿) 자죠. 이걸 일본어 발음으로 음독하면 '로쿠'가 됩니다.


그리고 쇼츄를 마실 때 로쿠, 미즈와리, 소다와리 등의 방법으로 마시잖아요? 그때 얼음을 넣어 마시는 '온더록스 on the rocks'를 일본식으로 발음하면 바로 '로쿠'입니다.


그러니까 이 쇼츄바의 이름은 가고시마를 뜻하기도 하고 쇼츄를 마시는 방법을 뜻하기도 합니다. 재미난 네이밍이죠.




로쿠의 백바는 다른 쇼츄바와 뭔가 다른 느낌이 든다.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또 한 가지 있습니다. 매니저가 미국인이에요. Maya Aley라는 여성분이 쇼츄바 로쿠의 매니저입니다(명함에는 cheif라고 적혀있네요). 그래서 영어가 통합니다.


물론 다른 쇼츄바에도 관광객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간단한 영어는 충분히 통하죠. 하지만 여기는 아예 원어민이 있잖아요. 그래서 영어권 외국인 손님이 많은 편이에요. 일본어를 잘 못하는 한국인들도 이곳이라면 영어로 쇼츄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습니다.



잘 살펴보면 백바에 잇쇼빙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음, 이건 특별하다고 하기에는 좀 소소한 점일 수도 있는데요. 로쿠의 백바에는 '잇쇼빙(1.8리터짜리 큰 병)'이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뭐랄까요. 쇼츄바의 특징이라고 할만한 것 중의 하나는 커다란 잇쇼빙이 백바에 가득하다는 거거든요? 아무래도 쇼츄는 잇쇼빙의 가성비가 더 좋으니까요. 헌데 로쿠의 백바에서는 잇쇼빙을 거의 볼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잇쇼빙을 아예 안 쓰는 건 아니에요. 아래쪽에 숨겨두고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게 로쿠의 백바를 다른 쇼츄바와는 다른 느낌을 가지게 합니다. 코지하고 깔끔한 실내 분위기와 함께 작은 병이 가득한 백바는 쇼츄바보다 오히려 위스키 바의 분위기를 만들거든요.




로쿠의 오토시




이번 여행에서는 로쿠에 들를 때마다 손님이 꽉꽉 차서 만석이었어요. 그래서 아주 늦은 시간에 딱 한 번, 잠깐 들러서 한 잔만 마셨습니다. 인사는 해야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세이텐 사쿠라지마




세이텐 사쿠라지마(青天 桜島). 그냥 사쿠라지마(桜島)의 여름 한정판으로 더 상쾌하게 만든 쇼츄라고 합니다. 예전에 아주 맛있게 마셨던 아라와자 사쿠라지마(あらわざ桜島)의 가족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는 걸 보면, 꽤 맛있는 쇼츄였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음, 늦은 시간에 방문했더니, 좀 취한 상태라서 쇼츄의 맛이나 향은 제대로 기억나지 않네요.


그렇게 소다와리 한 잔을 마시면서 바텐더와 마스터에게 인사를 하고, 호텔로 올라갔습니다. 다시 가고시마에 가면 제대로 마시러, 다시 들러야겠어요.


참고로 쇼츄바 로쿠는 나중에 소개할 쇼츄바 이시즈에(礎)의 사장님이 함께 운영하고 있는 자매점입니다. 그래서 안주 메뉴가 이시즈에랑 완전히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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