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여행

거리에서 마주친 풍경

2025 생일맞이 가고시마 여행 #20 - 중앙공원 부근

by zzoos




가고시마에서 가장 큰 신사는 역시 테루쿠니 신사(照國神社)죠. 그리고 신사 앞으로는 테루쿠니도리(照國通り)가 남북을 가로지르고 있습니다. 이 거리의 서쪽이 텐몬칸입니다. 매일 밤마다 술을 마시러 나가고, 지금까지 몇 번의 포스팅으로 풍경을 많이 보여드린 그 구역입니다.


텐몬칸의 반대편 그러니까 테루쿠니도리의 동쪽에는 미술관과 시청이 있고 야마가타야(山形屋) 백화점도 있습니다. 오늘은 이쪽 풍경을 조금 보여드릴까 해요.




뒷골목에서 바라본 남일본은행 건물




야마가타야 백화점은 가고시마에 있는 유일한 백화점입니다. 야마가타야는 1751년에 창업했다고 하니 270년이 넘은 기업입니다. 물론 백화점이라는 형태를 갖춘 건 1916년이라고 합니다. 그것도 100년이 넘었네요. 아주 오래된 백화점인 것은 분명하네요.




야마가타야 백화점 지하 1층의 쥬스 스탠드, 엔젤


믹스 쥬스 380엔!


백화점 지하에서 느끼는 쇼와의 감성




일본의 백화점 지하에는 쥬스 스탠드라는 것이 있었다고 합니다. 쇼와 시대에 백화점이라는 것이 전국으로 퍼지면서 믹서기를 이용해 생과일을 갈아서 마시는 것이 세련됨의 상징 같은 것이었다고 해요. 백화점에 쇼핑 나와서 믹스 쥬스를 마시는 여유. 이것이 버블 시대의 풍요로움이다~ 뭐 이런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아직도 일본의 백화점에는 생과일 쥬스를 파는 곳이 있다고 하는데요. 이곳, 야마가타야 백화점에는 쇼와 시대의 느낌 그대로 쥬스 스탠드가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걷느라 지친 다리를 쉬게 해 줄 겸 믹스 쥬스를 한 잔 마셨습니다.




가고시마의 백화점에서는 자그마치 군고구마를 직접 구워서 판다.


전차를 기다리는 풍경은 버스를 기다리는 그것과, 약간 다르다.


전차를 기다리는 풍경




이번 여행에서는 전차를 한 번도 타지 않았지만, 전차가 있는 도시를 걷다 보면 자꾸 사진을 찍게 됩니다. 아마 제대로 가져본 적 없는 것에 대한 막연한 동경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그 어색함과 생경함을 주우러 또 여행을 떠나게 되는 것이겠죠.


이렇게 사진을 정리하고, 글을 쓰다 보니 또, 떠나고 싶어 집니다.




테루쿠니도리의 끝에는 오오토리가 있다.


그리 늦은 시간은 아니었는데 아무도 없는 신사


본당으로 가는 길이 묘하게 축이 어긋나 있다.


달빛 아래 신사




테루쿠니 신사는 막부 시대 사쓰마번을 이끌며 가고시마를 근대화로 이끈 번주를 모시는 신사라고 합니다. 사쓰마번은 메이지유신 이전부터 서양 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막부 말기에는 다른 번들보다 훨씬 앞선 기술력과 경제력을 갖추고 있었다고 해요. 그 덕분에 이후 메이지유신의 핵심 세력이 될 수 있었던 거겠죠.




가고시마 중심부에 있는 넓은 공원, 가고시마 중앙 공원


이 공원이 가고시마의 인상을 만들어 준다.


일본 근대건축 특유의 분위기를 듬뿍 담고 있는 가고시마 중앙 공민관


가고시마 제1의 인기인, 사이고 다카모리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