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골빵집 Jun 22. 2020

[투자받기1] 투자를 받을 것인가를 먼저 결정해야 한다

미천한 경험과 지식이지만, 내가 그동안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던 투자관련 내용들을 정리해봐야겠다. 

우선은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는 것 부터 정리해보려고 한다. 


스타트업을 시작하면 무조건 시드(seed) 투자, 엔젤(angel) 투자를 받아야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공식인 것 처럼 받아들여진다. 맞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반드시 그런것은 아닌 이야기이기도 하다.


영업활동 이외의 활동으로 자금유입을 위한 선택은 크게 2가지이다. 


1. 금융대출을 받을것인가?

- 보통, 이자비용을 고스란히 떠앉게 되는 '대출'을 꺼리는 것이 일반적인 태도일 것이나, 그건 매우 잘못된 생각이다. 차입금 등 대출형태를 타인자본 조달방법이라고 하고, 재무관리적 측면에서 보면 타인자본비용은 저렴하다. 타인자본 비용 즉, 이자는 기업이 크게 성장을 한다고 해도 계약된 그 만큼만 부담하면 되기 때문이다.

- 문제는 타인자본을 쓴다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타인자본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너무 많이 쓴다는 데 있다.

- 회사가 이번 고비 또는 이번 단계만 넘기고 나면 영업활동을 통하여 자금유입이 될 것이라고 판단이 되면, 굳이 지분투자를 받을 게 아니라 금융대출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금융기관이 대출을 해주느냐는 별개의 문제...^^;)


2. 지분투자를 받을 것인가?

- 타인자본을 이야기했으니, 지분투자는 자기자본 방식이라는 것 쯤은 쉽게 추측하실 수 있으실 것이다. 명목상의 이자비용은 존재하지 않고, 원금도 돌려줘야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기업들이 선호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재무관리적 측면에서 볼때, 자기자본비용은 상대적으로 비싸다. 회사가 성장을 하게 되면, 자기자본 형태로 자금을 넣어준 투자자에게 돌아가야하는 몫이 커지기 때문이다. 

- 물론, 타인자본 처럼 원금과 이자를 돌려줘야할 법적 의무사항은 없지만, "There is no free lunch"라는 것을 잊어선 안된다. 실제로 벤처투자자들은 목표수익율이라는게 있고, 투자시에 exit을 위한 장치(IPO를 언제까지 해야한다 등등) 들을 넣기 마련이다. 요새는 RCPS (Redeemed Convertible Preference Shares)라고 줄여서 불리는 상환전환우선주 형태로 투자하는 경우들이 많아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capital gain을 최대화 하려는 노력들을 하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이익(자본적 이익/ capital gain)을 되돌려 줄 수 있을만큼 큰 성장을 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면 절대 지분투자를 받아서는 안된다.

- 회사가 망했다고 해서, 벤처투자자가 투자금을 회수하겠다고 법적 조치를 취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데 사실, 그런 벤처투자자도 있다. 아는 사람들은 안다는 바로 그 곳....) 그러니 '남의 돈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 시원하게 해보겠다'는 심산으로 사업을 하는 사람도 있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부디, 그러지 말자. 그런 사람들 때문에 진심을 다하여 사업을 하는 창업가들이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에피소드] 디지컬마케팅 대행사를 하시는 분으로 부터 들은 이야기다. 한 게임개발사의 신규게임 마케팅을 대행한 적이 있으시다 했다. 양쪽다 스타트업인 셈인데, 갑인 게임개발사에서 갑질을 좀 한 모양이다. 꾸욱 참고, 한여름 뙤악볕 속 지나친 오라가라를 다 해냈는데 대금 지급을 차일피일 미루더란다. 그래도 갑님의 요구사항을 열심히 반영하는 을님의 자세로 온갖 잡일까지 마다않고 다 해줬는데, 어느날 일언반구도 없이 게임개발사의 대표로 부터 공문같은 메일이 왔다고 한다. 내용인즉은, '회사 망해서 문닫을 거라 돈 못줘. 미안~'이었고, 스타트업에게는 너무나 큰 돈인 약 4~5천만원을 뜯기게 되었지만, 저쪽이  회사문까지 닫는다니 남의 일 같지 않아 왠지 마음이 짠해지기까지 하셨다고 한다. 문제는 그 이후다. 그로부터 몇주도 채 지나지 않아서, 망한 개발사 대표님이 SNS에 글을 올리셨다고 한다. '좋은 공부를 했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며 (서울시내 비싼)호텔휘트니스에서 운동중'이시라는 개발사 대표님의 글에 을님은 울분을 토하셨다. 법적으로 어찌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데 더 큰 상실감 드셨고, 미안하다는 진심어린 말 한마디라도 대표이사한테 들어봤더라면 상실감이 훨씬 덜했을 것 같다고.


작가의 이전글 커뮤니케이션의 기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