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 도둑 시장 Féria da Laura
카페에서 맥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다보니 비가 좀 잦아들었다. 원래 목표였던 도둑시장(벼룩시장)으로 향했다. 야외 장이라 비가 와서 그런지 점포가 몇개 없었다.
그러다 빈티지샵을 발견해 저렴한 LP 에 빠져 음반을 고르는데 정신이 팔렸다. 마음에 쏙 드는 음반 몇개를 고르고 계산을 마치고 돌아보니 날씨가 화창하게 개어있었다.
어느새 꽤 많은 점포들이 장사를 시작하고 벼룩시장 구경은 더 흥미로워졌다. 그중 사고싶은 몇가지가 있었는데 가장 사고 싶었던 크리스마스 접시는 몇번을 들었다 놨다했다. 귀국 길에 깨질까 우려되어 고민할 겸 한바퀴 돌고 오니 다른 사람이 이미 사가고 말았다. 그외에도 내가 사고 싶은 건 물고기 접시, 도자기 오너먼트 같이 깨질 것이 우려되는 것들 뿐이라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빈 손으로 시장을 떠났다.
역시 쇼핑은 사람의 엔돌핀을 돌게 한다. 리스본에 도착해 비가 와서 그런지 조금 멍했는데 이 순간 날씨가 개어서인지 쇼핑의 재미 때문인지 정신이 아주 또렷하게 돌아왔다.
아마도 여행 내내 나는 저 물고기 접시와 도자기 오너먼트를 다시 사러 갈지 고민할거라는 예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