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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고기는 고마웠어 Oct 28. 2018

[공사 시작 10일째] 황학동 주방거리 탐방

- 11년차 회사원의 술가게 창업기 (18. 10. 27.)

맑고 쌀쌀한 가을의 토요일 오전. 가게에 들어갈 주방 가전기기를 고르러 태희 언니와 황학동 주방거리에서 만나는 날이다. 성동공고와 황학사거리 사이에 펼쳐진 골목 골목을 따라 다니면, 냉장고, 세척기, 반죽기, 제빙기 등등 온갖 종류의 주방 가전제품, 조리 도구들의 무한 선택지가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 드롭박스에서 틈틈히 정리해 둔 주방 가전 리스트의 물건은 (1) 냉장/냉동고, (2) 식기 세척기, (3) 와인냉장고, (4) 인덕션, (5) 전자렌지, (6) 튀김기, (7) 제빙기이다. 


"언니, 오늘은 대략적인 제품 스펙하고, 가격대 범위 정도만 보면 되겠지? "

"응 인테리어 하시는 최실장님이 거래 업체에서 견적을 뽑아봐 준다고 했으니까, 견적 받을 수 있는 스펙부터 최종 결정하자. 우리 튀김기랑 제빙기랑 살지 말지도 좀 생각해보구. 얼른 보고 요기 근처에 있는 콩국수집 가서 밥먹자."


거*이라는 가게앞에서 인상 좋으신 여사장님을 만났다. 

"사장님, 냉장/냉동고 중고 제품은 뭘 보고 골라야 하나요?"

"음, 냉동고가 얼마나 필요한지 생각하고, 성에 끼는걸로 할지 거냉식으로 할지, 크기는 얼마나 할지, 그리고는 

연식이지 뭐." 


"인덕션은요?"

"인덕션은 잘 몰라. 이 동네 인덕션 전문으로 하는데는 없고, 이것 저것 살 때 인덕션도 해달라고 하면 취급하는 회사를 연결시켜 줘. 인덕션은 중고 없을껄? 그런데 인덕션 되게 비싼데 왜 인덕션을 해...?"

"저희가 가게 여는 자리에 도시가스가 안들어와서요... 가게 층수가 높아서 LPG도 못쓰구요..."


두 초보 사장이 풋냄새를 물씬 물씬 풍기며 황학사거리에서 얻은 정보를 종합하면, 

(1) 45박스 용량의 4문형 냉장/냉동고 반반 비율로 간냉식이면 최근연도 (2015년도 이후) 것으로 120만원 가량 

(2) 식기세척기는 메이커에 따라 크게 다른데, 린*이가 아니고, 온수기 안달린 것이면 60-70만원 가량 

(3) 와인냉장고는 황학사거리 중고시장에서 만나기 어려움 

(4) 인덕션은 '디*인덕션'이라는 브랜드에서 제공하는 것이 좋은데, 만들려는 메뉴를 알려주면 인덕션 회사에서 적절한 스펙을 알려줄 것임

(5) 전자렌지, 튀김기, 제빙기는 작을수록 우리에게는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었다. 


"생각보다 빨리 끝났는데? 우리 밥먹으러 가자."

"오케이. 내가 월요일에 인덕션 회사랑 전화 한번 해보고, 최실장한테 줄 스펙 리스트 만들어서 보낼께 언니"


태희 언니가 쏘는 수제 칼국수(콩국수는 여름이 지나서 이제 안판다고...)를 시원하게 비우고, 그 앞집에 있는 "253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하며 가게 주인과 한참 수다를 떨었다. 6개월 전에 개업한 카페 주인청년은, 에스프레소 머신을 아까 우리가 들렸던 거* 가게에서 300만원에 샀다고. 카페 안의 가전을 보면서 대략 얼마쯤 들었겠구나 생각해보면서, 가게 사장님으로 한발 더 가까워 진 것 같은 기분으로 오전을 마무리했다. 


오늘의 공사 진행 현황 -- 데크가 거의 깔리고 있다 ^^


그리고 전망 사진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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