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디타 Dec 05. 2022

친절 증후군

올바른 소통이 필요해


MBTI에서 공감형, 사고형이라 부르는 T(thingking)와 F(feeling)

상황마다 다른 캐릭터를 쓰긴 하지만, 나는 대부분을 이 중 F(feeling)을 자연스럽게 쓰는 편이다.


간혹 주변을 보면 낯선 사람들을 만나거나 혹은 친한 친구임에도 불구하고 에너지가 빨리 소진되는 유형들이 있다.

내향적인(혹은 내성적인) 성향을 떠나 외향적인 성향을 띠는 나조차 그런 유형이다.

내 자아 중 '(과)친절 or (과)공감 증후군'이라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약간의 불편함을 갖는 관계를 맺을 때 (좋은 관계를 맺고 싶을 때일수록 더!) 특이한 제스처를 한다.

말이나 행동 따위로 내 몸이 불편하리만큼 과하게 긍정하고 동감해주려고 무척 애쓴다는 것이다.

근데 이 행위가 아주 깊이 내재화되어 있어,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것이 함정이다.

그러다 보니, 사람을 만나고 오면 분명 재밌긴 했는데 몸과 마음이 힘들다는 것을 느낀다.


그 동기는 여럿 많겠지만, 보편적인 경험을 기반으로 3가지 정도로 정리해보았다.

첫 번째, 대화와 대화 사이에 정적 혹은 침묵을 두려워한다.

두 번째, 내가 공감받고 싶어서 공감한다. 즉, 공감받지 못할까 두려워한다.

세 번째, 친절 혹은 공감하는 것이 '옳다'라고 여기는 일이다.


최근에 낯선 사람들과 '(말하기) 관조'를 연습을 가진 적이 있다.

모르는 사람들과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나는 무반응/무판단으로 대상을 바라보기만 하고

말하는 상대는 자기 관찰을 위해 자기 안의 관찰되는 모든 것을 이야기하는 활동이다.

상대가 말을 하기 시작할 때, 바로 내 고개가 끄덕이는 것을 보게 되었다. 나는 순간... 멈칫했다.

이 몸짓은 능동이 아닌 수동에 더 가까웠다. 즉 습관에 몸이 베어버린 것이다.

순간에, 내가 여태 공감해주고 반응했던 것이 아마 허투루 했을 가능성이 높았을 거라는 것을 어림짐작 예상하게 되었다.

그 관조가 끝나자 상대가 '고개 끄덕이지 말아 주세요, 집중이 안되네요'라고 했다. 처음엔 그 말에 공감하지 못했다.

왜지? 공감해줄수록, 더 말을 자연스럽게 잘하지 않을까? 사실 나는 무반응에 상대가 말을 더 못 할 거라 생각했다.

역지사지... 다시 내 차례가 왔고, 몇 번의 연습이 이어지니 오히려 상대가 공감(반응)할 때마다 나는 말을 머뭇거리고

해야 할 말들이 기억나지 않기까지 했다. 집중이 되지 않자 그 말이 이해가 되었다.

 개념에는 공감하는 것이 상대에게 친절을 베푸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공감이 친절하지 않다는  아니지만, 공감의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불필요한 말을 많이 한다는 것이 요점이다. 그것은 자신의 에너지에 큰 소비를 일으킨다. (물론 나 또한 그렇기에...)

대부분 이야기에 불필요한 생각, 불필요한 말로 이어진다.

, 필요한 말을 포함해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거나 때론 필요한 이야기보다 하지 않아도  말을  많이 하는 일에 그친다.

그러니, 에너지의 보존이 아닌 에너지 소진이 일어나 집에 오면 너덜너덜해진다.


불필요한 표현은 진실된 마음마저 가리게 한다.

언어라는 도구는 내 마음을 비춰주는 수단이긴 하지만, 그 의미가 유사값일 뿐 내 마음과 100% 일치하지 않아 오해나 왜곡을 낳기도 한다.

우리에게 아마 비언어적인 표현은 익숙지 않기도 하며 혹은 그런 방법을 잊어버리기도 하는 것 같다.

진정이 마음이 날 때, 말로써 공감하되 사랑의 눈으로 상대의 진심을 듣고 바라보고 몸으로서 이야기한다면 조금 더 소통이 쉬워지지 않을까, 또 그것이 분명 나를 이롭게 할 것이다.


나에게 의사소통(표현/공감/친절 등) 이란 무엇인가

스스로 정의하고, 그 안에서 삶을 실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사소한 행동마저 대부분 보고 따라 하기 그치니 습이 되고 악순환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보다 스스로 설계한 개념 안에서 몸과 마음을 따르기를 실천한다면, 지금보다는 조금 더 주도적으로 삶을 이끌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사랑 안에서 삶을 선택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가의 이전글 길을 잃은 아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