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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강스백 Mar 18. 2022

한 달에 5천만 원을 쓰니 친구가 로또 됐냐고 물어봤다

좋은 꿈을 꾸어도 복권은 사지 않아



"혹시 로또 당첨됐어? 말 해도 돼. 축하해 준다니까?^^"



친구가 한마디 했다. 짠순이가 갑자기 돈을 쓰니 출처를 의심받았다.



새해 한우 플렉스를 시작으로 올해 돈 쓸 일이 많아졌다. 식탁 사고, 노트북 사고, 아이 게임기도 사주고, 조만간 이불세트도 살 것이다. 뭐 이 정도 가지고 돈 썼다고 하면 좀 그렇고....



새 차도 뽑습니다!!!!!



오래된 차가 삐거덕거린다. 고속도로에서 알람이 자꾸 떴다. 제어장치에 문제가 있다고. 얼마 전 고쳤는데 또 알람이 뜨는 것이다. 수리 한 번 맡기면 2~30만 원이 나왔다. 차에 돈이 계속 들어가는 것도 그렇고, 너무 위험했다. 



 로또 의심을 받다니... 어쨌든 돈 쓰는 일은 참 기분 좋은 일이다. 이런 의심은 환영합니다.



(나 아니고) 우리 동네에서 로또 1등 당첨이 나왔다. 자동으로 돌렸는데 1등이란다. 게다가.... 소문에는 젊은 친구라고 했다. 먼 동네에서 당첨이 됐다고 하면 그런가 보다 하겠는데, 이게 집근처에서 나오니 그 복권 가게 옆만 지나가도 두근두근 나도 될 것만 같았다. 전혀 모르는 사람인데도 친근했다. 시샘이 나오기도 했다. 남편은 당장 로또를 시작한다고 했다. 






https://tv.jtbc.joins.com/thirtynine



넷플릭스 서른아홉 드라마를 즐겨보고 있다. 아기 업어 낮잠 재우며 주방일 할 때 딱인데 결방이라 못보고 있다. 



▶서른아홉 드라마가 내 취향인 이유


1. 너무 무섭거나 과격하지 않다.

2. 딱 내 나이 여자들이 주인공이다.

3. 죽음(시한부)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게다가 좋아하는 손예진이 나온다. 노트북도 사고 게임기도 사고 해서 넷플릭스 구독을 취소하려고 했는데 아... 이것만 보고ㅋㅋㅋ 드라마를 몰아보는 편이라 일주일에 한 번씩 올라오는 게 감질나지만 그래도 이것만 보고 끊겠어!



갑자기 친구가 죽는단다. 서른아홉. 나 또는 누군가가 이 나이에 죽는다 생각하니 참 슬펐다. 드라마일 뿐이지만 말이다. 부모의 죽음을 모두 겪고 나서, 나에게 오는 죽음을 거부하지 않고 살리라 다짐하지만, 그래도 세상을 떠난다는건 슬픈 일이다.



찬영이 암 선고를 받았을 때, 주희는 복권에 당첨되었다. 주희가 한턱 쏘는 자리에서 미조는 찬영의 시한부를 덤덤하게 말한다. 침울한 분위기에서 항암치료를 받네 마네 싸움하는 슬픈 이야기는 서른아홉 드라마로 보시고~



주희는 당첨된 복권 용지를 파쇄기에 넣어 버린다. 찬영과 미조는 암 판정받았을 때보다 더 흥분했다. 미친 거 아니냐며 난리가 났다. 하지만 주희는 차분했다.



"내 운 다 너 줄게. 너 가져!"



순간 조용해졌다. 내 마음도 조용해졌다.



그 돈을 버린다고 친구의 암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주희의 좋은 운과 찬영의 나쁜 운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그 마음이 무엇인지는 알 것도 같다. 






혹시 복권꿈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기분 좋은 꿈을 종종 만난다. 대통령을 만난 적도 있고, 연예인도 만났다. 특히 연예인 꿈은 기분 좋은 냄새까지 기억날 정도로 생생했다. 하지만 로또하러 가지 않았다. 돼지도 보고, 똥통에서 목욕까지 했지만 복권을 사지 않았다.



 좋은 운이라는게 꼭 많은 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돈이 싫다는 거 아님! 돈 무지하게 좋아함.) 노력해서 이뤄지고 실행 가능한 운에 좀 더 집중하고 싶다. 나에게 어떤 운이 들어온다면, 내가 어쩌지 못하는 운이더라도 우리 가족이 건강했으면 좋겠다.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아침마다 건강한 샐러드를 만드는 데 1억이 드는 건 아니니까. 소중한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데 30억이 필요한 건 아니니까.



에이.....그래도 로또 당첨이 부럽긴 부럽다. 인정^^ 우리 동네에서 로또 당첨된 그분님~ 당첨 축하드려요. 멋진 곳 구경도 다녀오시고, 예쁜 명품도 사시고, 좋은 차, 집도 마련하시고, 효도도 하시고~ 부럽습니다. 멋진 인생 이뤄나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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