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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돈냥이 Nov 16. 2023

데이터라벨링은 과연 돈이 되는가

70대 노인도 백단위 수익 가능
첫 달 수익부터 300만원 벌었어요
집에서 남는 시간 이용했더니 천만원 수익이 생겼어요


데이터라벨링 광고문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극적인 문구들이다.

과대광고라고 생각했지만 실제 겪어보니 아주 틀린 말은 아니었다.


다만 사람마다 다르고 시기마다 다르고 여러가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알려주지 않는 것 뿐이었다.







먼저 70대 노인도 가능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나이를 전혀 보지 않는다고 말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인원 충원이 되었다면 조금이라도 젊은 사람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것이 현실이다. 다만 몇세 이상은 절대로 안 받아요! 와 같은 일은 없다는 것 뿐이다.


실제로 함께 일을 시작한 60대 여자분들도 많았다.


나이 하나로 대상을 가리는 분야는 확실히 아니다. 다만 연세가 있다면 컴퓨터에 익숙치 않을 것이라 짐작 할 수 있고 일정 속도 이상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불리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월수익 몇백 이상은 정말 가능할까?


라벨링 업계의 성수기는 4분기라고 한다. 정확히는 9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국책 사업들이 많고 대부분 12월 초에 일이 끝난다고 한다.

그래서 이 시기에 빠짝!! 열심히!! 하루 12시간씩 일을 한다면 월 수익 300은 가능할 뿐더러 단가가 높은, 전문 기술이 필요한 일을 하게 된다면 천도 불가능하진 않을 것 같다.


다만 이 수익은 성수기 때의 정말 한시적인 숫자일 뿐이다.

시급 1만원으로 계산했을 때 한달 300시간, 하루 10시간씩 매일 일하면 달성 가능한 숫자임을 생각해보면 불가능의 영역은 분명 아니다.


실제로 일을 해보니 능력에 따라 시급 만원 이상이 나오는 분야도 있었기 때문이다.


라벨링 프로젝트의 기간은 짧다.

서버나 데이터 업로드의 문제가 아닌 이상 대부분 한달 전후로 끝이 난다.


따라서 2잡, 3잡, 4잡까지 뛰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치로 일을 한다면 높은 수익은 분명 가능하다.

월급쟁이처럼 한번 정착된 월급이 1년 동안 매달 지속적이지 않을 뿐이다.




이제 막 일을 시작한 라벨러라면 수익은 더 적을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성수기라도 해도 경력 하나 없는 라벨러를 써주는 곳은 잘 없다.

프로젝트 말미에 급하게 사람을 몰아 넣을 때야 간신히 기회를 잡는 경우가 태반이다.


처음 접하는 시스템에, 가이드에, 허둥거리며 적응 좀 하려고 하면 프로젝트는 끝이 나버린다.


게다가 이제는 재택 근무는 거의 없다.

단기 출퇴근 계약직이 훨씬 많아졌다.


"집에서 남는 시간을 활용해 아이들 학원비라도 버세요"

이 문구가 무색할만큼 출퇴근 크라우드 워커라는 조용한 아우성 같은 구인공고가 산재하다.



수도권에 산다면 2~3개월짜리 계약직이라도 메뚜기 뛰면서 데이터 라벨러의 삶을 이어갈 수 있겠지만 애초에 일자리가 많은 수도권이었다면 라벨러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라벨러의 수익은 이처럼 불안정하다.


회사의 사정에 의해, 그 회사와 연관된 다른 회사의 사정에 의해, 원청의 사정에 의해

작업이 중지되는 일이 허다하다.


프로젝트 기한 또한 길지 않기에 일을 하면서도 매일 같이 구직사이트와 라벨링 플랫폼을 살피며 일거리를 찾아야 한다.


합격 연락이 언제 올지도 모른다.

바로 다음날 테스트 메일을 받기도 하고 한달 뒤에 문자 연락이 오기도 한다.

어떨 때는 일이 몰리고 어떨 때는 일이 하나도 없기도 한다.

업무량조차 내가 조절 할 수 없고 시간 배분도 그다지 자유롭지 않다.


광고에서 말하는

"빈 시간을 이용해 월 300만원의 수익"

은 그 언젠가는 가능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전설 속 이야기가 되었다.



이 문구에 혹해서 데이터라벨러가 되야겠다 생각했다면 그 생각 접으시라고 단호하게 말하고 싶다.








그렇다면

나는 왜 이런 불안정한 데이터 라벨러가 되는 것을 선택하였을까?


그것은 데이터라벨러라는 직업이 내가 필요로 하는 모든 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돈 빼고)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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