싯다르타와 나, 가치에 대한 질문
“당신이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이지요? 당신이 배운 것,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이 도대체 무엇이지요?”
싯다르타가 카말라와 카마스와미에게 받은 질문이다. 그는 사색할 줄 알고, 기다릴 줄 알고, 단식할 줄 안다고 대답한다. 그 대답을 들은 사람이라면, "그게 무슨 쓸모가 있지?"라고 물을 것이다.
당장 먹고사는 일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능력들, 누가 보아도 돈이 될 것 같지 않은 이 능력들이 왜 중요한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너무나 당연히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아무런 구별이 없는 사람 중 누가 바보일까? 싯다르타는 바보일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실용성과 물질적 가치를 넘어서는 어떤 내면의 힘을 싯다르타는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자신이 가진 능력에 대한 믿음으로 당당하게 그 답을 내놓은 것이 아닐까.
학습의 자리에서 빛나는 순간들
나 또한 "나는 할 수 있는 게 없어"라고 생각할 때가 많다. 배움을 좋아하고, 깊이 있는 공부를 좋아하지만, 그게 당장의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의미하다고 느끼기도 했다. 당연히 ‘배움’이라는 것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 나에게 어떤 이익을 주는지 자문하게 된다.
어제, 줌으로 진행된 스터디에서 나는 그런 생각을 잠시 잊고 있었다. 5년 동안 이어온 연수와 스터디를 통해 만난 동료들과 함께 책을 읽고 해석하며 의견을 나눌 때 나는 누구보다도 빛나고 있었다.
내 생각을 표현하고, 서로 다른 견해를 듣고, 배우는 그 순간이 너무 좋았다. 때론 경솔하게 단편적인 생각을 말하기도 하지만, 그러한 배움의 순간이 나에게는 큰 기쁨을 준다.
스터디 도중, 내 앞에 있는 시무룩한 표정의 동료를 보며 문득 나 자신에게 질문해 보았다. 나는 그저 배움을 통해 내 삶을 가득 채우고, 조금씩 일치해 나가는 과정에 있는 것이 아닐까? 스스로를 비난하거나 부족하다고 여기는 대신, 배움을 사랑하는 나 자신을 인정하기로 했다.
평생 학습자로서 나다운 삶
싯다르타의 당당한 대답이 다시 떠올랐다. "사색할 줄 알고, 기다릴 줄 알고, 단식할 줄 안다." 나 또한 배움의 자리에 서서 나만의 방식으로 이 세상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식이 아닌 배움의 과정 자체가 나의 가치이며,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힘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제 이 바뀐 생각이 내 현실을 어떻게 바꿔 나갈지 기대가 된다. 평생 학습자로서, 배우고 나누는 순간들이 나다운 삶의 모습임을 믿으며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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