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respondence Studies 가능성과 한계
서신 연구(Correspondence Studies)는 기존의 감사 연구(Audit Studies)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차별 측정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실제 지원자가 아닌 가상의 지원서를 이용해 차별의 존재를 확인합니다. 연구자들은 특정 차별 요인을 제외한 모든 조건이 동일한 가짜 이력서를 고용주나 임대인에게 보내고, 소수자 집단과 다수자 집단 간 응답률 차이를 비교합니다. 이 방식은 지원자 간 정보를 엄격히 통제할 수 있어, 차별이 조작된 특성(예: 이름, 성별, 인종) 때문에 발생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서신 연구는 감사 연구에 비해 몇 가지 중요한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실제 지원자가 아니라 가상의 이력서를 사용하기 때문에 실험 조건을 더 정밀하게 조율할 수 있습니다. 모든 지원서가 동일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설계되므로, 차별이 조작된 요인에 의한 것임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둘째, 실제 사람이 개입하지 않기 때문에 실험 목적에 따른 의도적 반응, 예를 들어 인종 문제에 대한 편견이 반영되는 등과 같은 수요 효과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서신 연구는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어 더 정확한 분석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를 통해 차별의 다양한 형태를 다각도로 탐구할 수 있습니다.
서신 연구는 다양한 사례가 있는데 이중 인종과 민족 연구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Bertrand and Mullainathan(2004)의 연구가 있습니다. 이 연구는 미국 보스턴과 시카고 지역에서 가상의 이력서를 약 5,000개 작성해 고용주들에게 보냈습니다. 연구자들은 이름을 조작해 백인 이름(예: Emily Walsh)과 흑인 이름(예: Lakisha Washington)을 사용했고, 흑인 이름이 포함된 이력서의 응답률이 백인 이름에 비해 50% 낮았음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고용주가 흑인 이름을 본 순간 세부 정보를 더 이상 확인하지 않는다는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이와 유사하게, Oreopoulos(2011)의 연구는 캐나다에서 외국 이름과 영어 이름을 가진 지원자의 응답률을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외국 이름이지만 캐나다 대학 졸업자일 경우 응답률이 크게 개선되었으나, 해외 경력만 있는 경우 응답률이 급격히 하락했습니다. 즉, 외국 이름을 가진 지원자가 캐나다 내 경력이 없을 경우 응답률이 급격히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독일의 Kaas and Manger(2012) 연구에서는 터키 이름을 가진 지원자의 경우 추천서와 같은 '소프트 정보'를 제공하면 차별이 줄어드는 현상이 관찰되었습니다.
성별 차별 연구에서도 서신 연구는 유용하게 활용되었습니다. Booth and Leigh(2010)는 웨이터 혹은 데이터 입력 등의 여성 중심 직업에서 여성 지원자가 약 1.28배 더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고 보고했습니다. 반면, 남성 중심 직업에서는 남성이 약간 더 유리했지만, 그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습니다. 또 다른 연구인 Petit(2007)는 프랑스 금융 산업에서 자녀가 있는 25세에서 37세 사이의 젊은 여성 지원자가 고급 직종에서 차별을 경험하지만, 중년 여성은 그렇지 않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종교적 차별 연구도 주목할 만합니다. Wright et al.(2013)은 미국에서 무슬림 지원자가 통제 그룹에 비해 24% 낮은 연락 빈도를 기록했고, 총 응답 수는 33% 감소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는 종교적 소속이 고용주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Ghayad (2013)은 실업 기간과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내용을 보여줍니다. 미국에서 6개월 이상 실업 상태였던 지원자의 인터뷰 요청률은 급격히 하락했습니다. 이는 고용주가 실업 기간을 생산성의 신호로 간주했음을 시사합니다.
이외에도 성적 지향 관련하여, 스웨덴 연구(Ahmed et al., 2013)는 LGBT 단체에서 일한 경력을 신호로 사용했으며, 동성애자 남성에 대한 차별이 경미하게 나타났습니다. 또한, 스웨덴 연구(Rooth, 2009)는 비만 지원자가 비만하지 않은 지원자보다 6~8% 낮은 응답률을 보여 외모에 있어서도 영향을 받는 것 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서신 연구에도 몇 가지 한계가 있습니다. 먼저, 가상의 지원서는 실제 고용 상황을 완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름이나 특정 신호만을 조작해 차별을 관찰하는 방식이 실제 고용주의 행동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또한, 차별이 통계적 차별인지 기호 기반 차별인지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신 연구는 차별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방법은 차별의 실체를 더 깊이 탐구하고, 특정 차별 이론을 검증하는 데 유용합니다. 더 나아가, 다른 실험적 접근과 병행해 활용된다면 정책 설계에 중요한 데이터와 통찰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Source: Handbook of Economic Field Experiments – Chapter 8. Field Experiments on Discrimination by Bertrand Marrianne and Duflo Es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