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내부에서 미스터리하게 으스스한...
「야경(夜警)」
“겁쟁이는 쓸모가 있다. 잘 키우면 겁 많은 성격이 신중한 경찰로 바뀔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와토처럼 소심한 놈은 안 된다. 저런 남자는 동료로 두기가 무서운 타입니다. 숨기려는 실수가 자물쇠 하나 정도라면 깜찍한 수준이다. 해는 없다. 하지만 다음에도 그런다는 보장은 없다.” (p.26) 이 가와토가 순직 처리되었지만 어딘가 찜찜한 구석이 있다. 어쩌면 그는 살인자의 공격을 유도한 것은 아닐까, 그런데 왜? 거기가 바로 가와토가 가지고 있는 이 소심한 구석이다.
「사인숙(死人宿)」
한때 연인 사이였던 사와코는 이 년 전에 갑자기 사라졌다. 그리고 이제 나는 사와코가 있는 산속의 온천 여관을 찾았다. 사와코의 구조 요청을 알아차리지 못했던 나는 지금 그때와 많이 달라졌을까? 자살을 하려 찾아오는 사람들이 묶는 여관, 이제 나는 사아코와 함께 자살을 결행하려는 손님을 찾아내야 하는데 가능할까?
「석류」
호러와 근친상간이 교묘하게 섞여 있다. “페르세포네는 석류를 먹고 일 년 중 3분의 1은 하데스의 아내가 되었다. 하지만 하데스는 어느 날 아름다운 요정에게 반하고 만다... 자신을 약탈한 하네스가 다른 여자에게 마음을 주는 꼴을 페르세포네는 용서하지 않았다. 요정을 능멸하고, 저주하고, 잡초로 바꾸어버렸다고 한다.” (p.183)
「만등(萬燈)」
방글레시아의 외진 마을에서 벌어진 살인이 돌고 돌아 일본에서의 감염으로 이어진다. 끈질긴 인과응보의 이야기가 어둡고 끈적하다.
「문지기」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늘 열어두는 그 고갯길에 있는 찻집 근처에서 연거푸 사람이 죽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 사건을 하나의 르포 기사로 묶어보려는 나 또한 그 찻집을 방문하고, 그곳에서 주인 할머니로부터 사건과 연루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전혀 연결이 되지 않는 것들은 드디어 하나의 줄에 꿸 수 있게 된 순간, 그러나 나 또한 그 줄에 꿰이는 신세가 된다.
「만원(滿願)」
‘살인의 결과로 족자에 피가 튄 것이 아니라, 피를 튀게 하는 것이 살인의 목적’이었다면... 복선에 또 다른 복선이 깔리는 식으로 이야기는 전진한다. 그러한 가운데에서도 여인을 묘사하는 구석구석은 서늘하기만 한데...
요네자와 호노부 / 김선영 역 / 야경 (滿願) / 엘릭시르 / 442쪽 / 2015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