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바리 브랜드와 팬덤 독후감, 나도 브랜드에 대한 책을 쓰고 싶다!
‘오하아몽’이란 ‘오나라의 아둔했던 여몽’이란 뜻으로
여몽과 같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서 ‘괄목할 상대’가 되어야 한다는 걸 깨우칠 때 쓰는 말이야.
자네도 다음에 만날 때는 내가 눈을 비비며 다시 볼 만큼 성장한 사람이 되어있길 바라네.
– <브랜드로 남는다는 것> 367p
성장의 종착지는, 결국 깨우침을 통해 내가 어제와는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닐까. 홍성태 교수님의 <브랜드로 남는다는 것>을 읽고 나는 단순히 ‘광고를 전공해 브랜딩을 업으로 삼은 사람’이 아니라 ‘광고를 전공했고 졸업 이후에도 브랜딩 공부를 게을리 하지않는 브랜딩을 업으로 삼은 사람’이 되었다.
심지어 나는 6월 8일 진행된 오프라인 이벤트 강연에도 참석했는데, 그야말로 4년만에 다시 듣는 전공 수업 같은 느낌이었다. 그 날 받은 책자에는 표지에 이렇게 적혀있었다.
‘Brands are nothing, Branding is everything’
브랜드 이름만 봐도 창업자의 비전, 창작자의 의도 등이 뚝뚝 묻어난 적이 있는가? 그 연상 효과를 만드는 게 브랜딩이다. 개인적으로 브랜딩이 안 된 브랜드는 그냥 사업체, 사람, 물건, 뭐 그렇게 남는다고 생각한다.
홍성태 교수님은 강연에서 브랜딩을 ‘잘’ 하려면 기본기만으로는 안 된다고 하셨다. 기본기가 탄탄한 브랜드 마케터뿐만 아니라, 인사이트 있는 브랜드 마케터가 되기 위해서는 ‘인간은 변하지 않기에’ 영원히 활용될 수 있는 심리학, 사회학, 인문학, 역사학, 경제학 등을 추가로 공부해야 한다고 하셨다.
박물관을 가는 이유는 <과거의 삶, 과거의 발자취>를 통해 <현재의 삶, 앞으로의 길>에 대한 지혜를 얻기 위해서다. 고전을 읽는 이유도, 역사를 배우는 이유도 같다. 사람들은 새로운 상황에 어떤 방식으로 적응하지? 사람들의 근본적 욕구는 뭐지? 이러한 질문들이 결국 인사이트를 길러준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듣고 나니 무려 10년 전에 했던 다짐이 떠올랐다. ‘난 미술도 좋아하고 문학도 좋아하고 심리학도 좋아하고 다 좋아하니까 종합 예술을 해야겠다!’ 그 다짐대로 나는 광고, 게임 업계에 각각 몸을 담게 되었으나 10대 때만큼 미술, 문학, 심리학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진 않았던 것 같다. 필요에 의해 그것들을 채취하긴 했어도 온전히 내 것으로 흡수하진 못했다. 반성하는 마음으로 오랜만에 심리학 책 한 권을 구매했다.
어떤 브랜드는 탄생 비화 자체만으로도 브랜딩이 되곤 한다. 파타고니아, 러쉬처럼 존재 자체가 착하거나, 애플, 샤넬처럼 최초로 혁신을 만들어내거나. 하지만 그런 헤리티지가 이미 존재하는 천상계급 브랜드 말고, 우리가 마케터로서 더 위대하게 만들어야만 하는 브랜드들은 대개 말 많고 탈 많기 마련이다.
그 말과 탈을 막아내는 데 급급하기보단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평판의 초석도 잘 쌓고, 브랜드 경험을 창출하는 게 마케터로서의 일이었으면 한다. 이건 미래의 나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고,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마케팅이 맞나? 내가 과연 마케터일까?”를 고민하는 마케터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다.
이 책은 내게 ‘복습과 반성’ 이었다. 진짜 반성했다. 그리고 나도 브랜드에 대한 책을 써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들어주었다. 나처럼 브랜드를 좋아하는 친국와,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 10가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담론 형식으로 쓰면 재밌을 것 같다.
이렇게 저질러 놓으면 뭐라도 하겠지. 적어도 브런치 북이라도 만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