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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브메 Jul 05. 2023

트레바리는 '브릿지'다

지식과 사람의 연결다리

지영 : 이제 트레바리, 너의 인생 브랜드에 대해 얘기하자.


현지 : 그래, 나 어디 면접 가서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 물어보면 머릿속이 새하얘지면서 트레바리밖에 생각이 안 나는 거야.


내가 왜 이렇게 트레바리를 좋아하게 됐나 돌이켜보면, 일단 세상에 없던 비즈니스여서 호기심이 갔던 것 같애. 독서 토론 모임이 돈이 된대. 게다가 이제까지 만나 보고 싶어도 만날 수 없었던 사람들을 월 몇만 원만 내면 만날 수 있대. 이런 것 때문에 처음부터 나에게는 그 메리트가 강렬하게 와 닿았던 브랜드였어.


예를 들어 교보문고는 메인 상품이 ‘책’이라면 트레바리는 ‘독서 토론 모임’이 메인 상품인 거잖아. 책과 독서 토론 모임. 나는 이게 뭔가 니즈와 원츠의 차이 같은 거야.


개인적 필요에 의해 책을 사서 읽을 수는 있는데 독후감을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는 건 사실 플러스 알파의 영역이잖아. 책을 읽고 스스로 좋게 생각하든 나쁘게 생각하든 그건 그냥 개인적인 경험에서 끝나는 반면에, 독서 토론을 함으로써 내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남의 인사이트를 받는 등 상호작용이 일어나면서 그 다음 단계로 생각이 뻗어나갈 수 있다는 게 중요한 원츠의 포인트란 생각이 들었어. 지식을 습득하는 것과는 별개로 그것을 나눔으로써 사고가 확장한다는 가치. 그게 자아실현의 욕구하고도 맞닿아 있는 것 같고.


지영 : 원츠가 어떤 건지 좀 더 직관적으로 표현해줄 수 있어?


현지 : 예를 들면, 나도 옛날에는 그냥 책을 읽고 이 책 좋았다 하고 블로그에 후기를 남겼어. 근데 트레바리가 나옴으로써 “나 빨리 친구들이랑 얘기하고 싶어.” “나 빨리 저 사람한테 내 의견을 전달해서 피드백을 받아보고 싶어.”라는 욕구가 새로 생긴 것 같아.


클럽장 있는 클럽에 가면 클럽장한테 내 의견을 물어볼 수도 있는 거고, 파트너만 있는 클럽이면 난 이렇게 생각하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해, 이런 식으로 티키티카 할 수 있는 거고.


지영 : 사실 트레바리는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이나 브랜딩 활동은 한 적 없는 것 같은데, 그게 상품 자체부터가 이제껏 없던 BM이라 사람들이 호기심에, 처음엔 경험 삼아 사는 것 같거든. 그런데 너는 5년 넘게 하고 있잖아. 뭐가 좋아서 계속 하는 거야?


현지 : 비전 때문이고, 내가 그 비전을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지. 트레바리의 비전이 “세상을 더 지적으로 사람들을 더 친하게” 이건데, 트레바리가 5년 전에 처음 법인으로 설립된 스타트업이거든?


알다시피 초창기엔 너무 안 유명했고, 나도 누가 독서 토론 모임하는데 4개월에 30만 원을 내겠냐는 생각이었어서 처음 등록할 땐 고민을 많이 했었어. 


근데 나같은 사람들을 설득하려고 했는지, 트레바리가 크루 토크라고, 공유 오피스에 사람들을 다 초대해 놓고 저희는 이런 스타트업이고 이러한 클럽이 있고 우리는 사람들을 더 친하게 만들고싶고 세상을 더 지적으로 만들고 싶은 단체다! 이런 식으로 소규모 세미나 같은 걸 열었었는데 그 때 내가 처음 그 비전에 공감하게 됐어.


안 그래도 나는 앞으로 세상이 더 외로워져 가고, 멍청해져 갈 것이라 생각했거든. 그런 세상의 시류 속에서라면 사람들이 이 서비스를 찾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이 서비스는 내게도, 세상에도 필요한 서비스라는 결론을 내렸지. 실제로, 옛날 같았으면 엄청 어렵게 만나야 됐을 사람들을 나는 지금은 그냥 트레바리에서 만나고 있어. 트레바리를 하면 할수록 뭔가 나에게 좀 더 기회를 줄 수 있는 많은 어른들을 만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지영 : 그러면 최근까지 어떤 독서 모임들을 주로 했었어?


현지 : 나는 항상 주제를 다르게 가져갔는데, 맨 처음에는 ‘미식 입문’이라는 클럽을 해서 막 돈까스의 역사, 라멘의 역사 이런 걸 배웠었어. 그 다음에는 ‘마케팅 파랑’이라는 클럽을 내가 파트너로 직접 이끌었었는데, 그때 내가 광고 기획자를 꿈꾸는 대학생이었다 보니까 현직 마케터분들이랑 마케팅 관련된 책을 읽고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이론적인 얘기, 사례적인 얘기 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경험을 쌓았어. 그 다음으로는 뭐 투자 관련된 것도 해보고 창업 관련된 것도 해보고 그랬는데 그것들은 약간 입문 단계에서 좋았던 것 같아.


난 아예 투자와 창업에 대해서 지식이 제로였는데 어쨌거나 강제로 관련된 책을 읽고 실제 투자하시는 분들, 사업하시는 분들, 창업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나이브하게 들을 수 있으니까 그게 초심자에게는 공부 방향성을 잡는 데 도움이 됐었어.


지영 : 그럼 트레바리를 하면서 인생에 가장 크게 바뀐 부분이 있어?


현지 : 주변 환경이 바뀌었어. 특히 사람이. 그런 말이 있잖아. 내 주변인들의 평균을 내면 그게 바로 나다 이런 말. 만약에 내가 트레바리를 안 했으면 그냥 그저 그런 회사원이 됐을 것 같아. 이직도 안 하고. 처음 들어간 직장에서 이게 내 천직이지 이러면서 현실에 안주했을 것 같은데.


어쨌거나 내가 대학생 시절부터 지금까지 되게 많은 어른들을 만났잖아. 트레바리에서 진짜 창업하는 사람, 투자하는 사람, 트레바리 직원들도 만났고. 이렇게 다양한 인생선배들을 만나다 보니까 삶의 방식이 진짜 다양하구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광고 말고 다른 게 있을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이 들면서 뭔가 게임 마케터도 도전해보고. 지금은 또 퇴사해서 글도 써보려고 하고. 이렇게 좀 삶이 다채로워진 것 같아.


지영 : 되게 좋다.


현지 : 트레바리가 코로나 때문에 진짜 어려웠거든? 그런데 안 망하고 계속 이렇게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도, 한 번 해보면 이 독서 토론 모임의 가치를 아니까, 하던 사람들은 쉽게 끊을 수 없고 나조차도 친구들에게 트레바리 전도사가 되니까 저절로 팬덤이 생기고, 그렇게 해서 계속 유지가 되는 것 같아. 요약하자면, 상품이 좋으니까 브랜딩이 저절로 되는 느낌?


지영 : 그럼 트레바리를 한마디로 정의해보면 어떻게 정의하고 싶어?


현지 : 옛날에 한번 스스로 그냥 트레바리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뭐가 좋을까를 생각해 본 적이 있거든? 난 그게 ‘브릿지’ 같아. 다섯 단계의 법칙 알아? 아무리 유명한 사람이라도 내가 다섯 다리만 건너면 알게 된다 라는 법칙이 있는데 트레바리를 하면 진짜 두세 다리만에 알게 돼.


클럽장 중에서도 내가 진짜 만나고 싶었던 사람 있고. 그럼 한 다리 만에 닿을 수 있게 되는 거거든. 그래서 나는 그 5의 법칙을 트레바리가 3의 법칙, 2의 법칙, 1의 법칙 이렇게 줄였다고 생각을 해서 ‘브릿지’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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