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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브메 Oct 27. 2023

어른에게 감동받는다는 건 (3)

비전을 가진 사람은 브랜드가 될 수 있다

"무한 성장 시대에, '마음 건강' 챙기며 사는 법을 알려드리고 싶어요."


이윤 추구도, 단순히 제안에 응해서도 아닌, 정말 본인이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어서 그에 맞는 채널들을 찾고, 선택하는 사람은 대체 어떤 마음을 갖고 살아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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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최초에 사람도 브랜드가 될 수 있다 여긴 계기는 현실적이고, 간단했다. 우리 일상에 당연한 듯 자리잡은지 20년도 되지 않은 '유튜브', 그리고 이 채널에서 활동하는 '유튜버'들이 201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많아졌다.


광고회사에서도 유튜버 콜라보레이션 제안이 유행처럼 번질 때가 있었다. 그 때 100만 구독자도 되지 않는 유튜버 광고 단가가 몇 천만원 단위였는데, 그렇게 비싼 가격이 책정될 수 있는 배경에는 '팬덤'이 있었다. 


일반 소비자와 달리, 그 유튜버를 구독하는 '팬'은 팬심에 의해서 광고 메시지 소구가 더 잘 먹힌다는 게 요지였다. 사실, 아이돌 팬덤이나 브랜드 팬덤도 비슷한 맥락에서 지갑을 열게 되는 경우가 더 많겠지만 말이다. "이 정도 돈은 팬이니까 쓸 수 있지!" 같은 마음을 건드린달까.


하지만 이러한 유튜버들의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보다 조직적으로 협찬과 PPL들이 이루어지며 어뷰징도 많아졌다. 이윤 추구만을 위한 인플루언서들도 눈에 많이 띄기 시작한 듯 하다. 팔로워 수는 많지만 좋아요 수는 한참 못 미치고, 구독자 수는 많지만 댓글은 몇 없는 경우가 이에 속한다.


그렇다면 진짜 '팬덤'을 만들어내는 요인은 무엇일까? 외모, 말주변, 백그라운드 등 너무나 많은 요인이 있고 그 마저도 선명하게 보이진 않지만, 한가지 명확하게 말할 수 있는 건 다름아닌 그 사람의 '비전'이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처럼, 그 사람의 아이덴티티와 일관된 메시지가 주는 '비전'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팬덤의 영향력이 강력하다.


자기계발에는 드로우앤드류, 독서에는 겨울서점, 크리에이티브에는 티키틱, 뮤비 해석에는 김일오가 있는 것 처럼 말이다. 이렇게 뚜렷하게 "이 유튜버는 이러한 가치를 내게 주고있고, 앞으로도 그럴거야"라고 생각되는 비전이 느껴지면, 쉽게 팬심이 생기는 것 같다. "나도 저렇게 되고싶어" 혹은 "나도 이런 비전을 가지고 살고 싶어"라는 부러움, 동경, 조금 더 긍정적으로 말하자면 감화 등의 욕망에서 비롯되어서 말이다.


서론이 좀 길었지만, 내가 일을 하며 세번째로 만난 '어른'은 이러한 비전을 뚜렷하게 갖고 있는 분이었다. '갓생살기', '일잘러' 등의 키워드가 불티나게 소비되고 있는 현대에서, 모두가 성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보이지 않는 내면에서는 노력한만큼 번아웃과 상처도 필연적으로 안고 가기 마련이란 걸 그 분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직접 경험해서이든, 많은 사례를 지켜봐왔든 간에 그러한 '곪아가는 것들'을 직면하고, 직접 해결하고 싶어 하셨다. 그것이 마치 자신이 살아가는 이유이자 신념처럼 느껴졌다.


특히, 요즘 시대의 직장인들에게 '마음 챙김' 없이는 롱런할 수 없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고 했다. 퇴사가 무척 흔한 말이 되었긴 하지만, 그래서 허들이 매우 낮아진 선택지가 되었지만 사실 그러한 중요한 선택을 하기 전 몇 번이고 마음을 다독이고, 나 자신이 불안정이 아닌 안정된 상태가 될 수 있다면 그 선택의 속도를 늦추거나 적어도 관점을 달리할 수는 있지 않겠냐고. 지금 내 마음이 원하는 것을 섣불리 확언하지 않는 태도가 우리에겐 필요하지 않냐고. 단순 힐링이나 다독임 컨텐츠가 아닌, 몸의 건강처럼 마음의 건강을 만들어갈 수 있는 리추얼을 만들어 가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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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다움'과 '비전', 둘의차이는 무엇일까? '자기다움'은 정말 그 사람 자체에서 우러나오는 느낌과 분위기로 인해 느끼는 매력일 것이고, '비전'은 그것이 메시지나 액션으로 쉬이 표현될 수 있는 가치일 것이다. 다만 컨텐츠화 시킬 수 있다고 억지로 '비전'을 꾸며낸다기보단, 이 분처럼 '정말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찾은 후 그것을 내가 가장 지향하는 방법으로 바꾸고자 할 때 자연스레 느끼게 되는 생각이나 해결책이 곧 '비전'이 되는 것임을 명심하자.


순수한 선의를 더 널리 끼치고자, 정말 이 시대에 필요한 목소리를 더 크게 외치고자 하는 모든 이들을 응원한다. 그리고 남을 걱정하고, 돕고, 안녕을 비는 그 따스한 마음이 바탕이 되는 컨텐츠와 액션들이 세상에 더 많아졌음 한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도, 그러한 사람들로 인해 세상이 조금 더 나아질테니. 그러한 사람들의 목소리에 감동받는 나 같은 사람들이 많아지며, 선순환의 고리가 형성될 수도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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