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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뜽삼이 Aug 07. 2023

편안한 관계, 그리고 애쓰지 않기

23.08.03.목요일


아주 오랜만에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났다. 한 명은 가끔씩 보던 친구인데 다른 한 명은 정말 말 그대로 거의 10년 만에 만나는 친구다. 처음에 둘이서 연락이 닿았고, 이번에 어떻게 하다가 셋이서 만나게 되었다. 처음에 좀 어색함이 느껴지긴 했다. 그런데 그 어색함이 사라지는 데 몇 분 걸리지 않았다. 마치 엊그제까지 만나오던 그런 친구인양 아주 신나게 떠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즐거웠다. 오랜 만에 만나는데 어떻게 이렇게나 신나게 떠들 수 있던 것일까? 이 친구들과의 관계에 대해 나는 어떻게 느끼길래?


반대로 회사에서는 어떤가? 좀처럼 입을 열기 힘든 그런 상황도 많이 있다. 고객사의 교육 담당자와 이야기할 때가 그렇다. 그 사람에 대해 어떻게 느끼길래? 아무래도 뭔가 편치 않은 구석이 있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순전히 개인적인 관심에 따라 형성된 관계가 아니라, 우선 일이 먼저 있고 그 다음에 생긴 관계여서일까? 뭔가 편치 않은 느낌이 지속된다. 이 2가지 사례를 통해 나는 나 자신에 대해 이런 사실을 알 수 있다.


내 말이 잘 받아들여질 것 같지 않으면 나는 입을 열지 않는다.


그리고 오늘, N님은 휴가를 떠났고 나,팀장님 그리고 H님이 셋이서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식사 후 팥빙수를 먹으러가는 여유 및 사치도 부렸는데, 카페에 도착하여 H님이 어떤 개인적인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동안 H님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우리가 들어준 뒤, 분위기를 타고 나 역시 교육 영상 제작에 관한 나의 느낌을 팀장님에게 이야기했다. 결과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팀장님은 나의 이야기를 듣더니, '충분히 그렇게 느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라고 이야기하며, 자신이 어떻게 했더라면 상황이 좀 더 나아졌을까? 를 내게 물어보았다. 내가 많은 고민을 거쳐 이야기한 내용이 잘 받아들여진 것 같아 안도감이 들었다. 여기에서도 나는 다음과 같은 교훈을 깨달았다.


말하려고 굳이 애쓰지 않아도 된다. 그저 내 상태만을 잘 들여다보면, 말은 때가 되면 저절로 나온다.


애쓰지 않기. 그저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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