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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치 Jun 18. 2024

선택의 기로에 서서

아들 넷 아빠의 목요편지

24년도 벌써 반이 지나갔네요. 연초에 세운 여러분의 계획은 어떠하신지요?

쌍둥이 중 한 아이는 축구를 합니다. 초등학교 축구부는 아니고 축구클럽의 선수 반으로 활동 중이며 포지션은 골키퍼입니다. 내년에 중학교에 진학하는 아이는 중학교 축구부에 가고 싶어 합니다. 

관내에 제가 졸업한 중학교에 축구부가 있습니다. 지난달에 그 학교 축구부 감독님과 골키퍼 코치가 저의 아이를 보고 갔습니다. 그다음 주에 저는 축구부가 있는 학교에 방문하여 저는 축구부 감독님과 코치님과 면담을 했습니다. 

"아이가 골키퍼로서 가능성이 있다. 다만 키가 작아서 필드 플레이어와 병행해서 훈련을 할 계획이다. 중학교 졸업할 때까지 180cm가 넘으면 골키퍼로서 괜찮다. 결국 키가 관건이다."

아이를 높이 평가해 줘서 기분은 좋았습니다. 아직 진학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 아이는 다른 중학교와 진학 경기를 했고,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아이에게 결과를 물어봤더니, 물어보지 말라면  눈물을 흘립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실력이 부족합니다. 축구를 늦게 시작했고, 뛰어난 재능도 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제 자식이니,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지만 그렇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고민이 됩니다. 

'중학교 축구부에 진학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여러 가지 고민이 듭니다. 우리나라에서 축구로 성공하기는 사막에서 바늘 찾는 것만큼 힘든 일임을 아이나, 저나 잘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중간에 운동을 그만두기라도 하면 사회에 적응하기가 만만치가 않습니다. 제 주변에도 운동하다가 중간에 그만둔 지인들을 알고 있기에 말입니다. 

'부모로서 자식이 잘 못 되길 바라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응원해도 부족할 판인데, 저는 쓴소리를 했습니다. 이제 선택의 시간이 다가옵니다. 

'취미로 축구할 것인가? 아니면 좋아하는 축구에 한 번 도전해 볼 것인가?'

아이의 인생입니다. 다만 아이가 잘 되길 바랄 뿐입니다. 가능하면 아이의 선택을 존중하려고 하지만 40년 넘게 살아온 경험치가 자꾸 아이의 선택을 방해합니다. 다시 내일 아이와 진지하게 대화를 나눠야겠습니다. 금요일에는 감독님께 아이의 선택을 전달해야겠습니다.

아직 알 수 없는 결과는 생각하지 말고, 지금 아이가 어떤 선택을 하던  존중하고, 응원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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