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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만월 Dec 18. 2024

레이디 멕베스

불안, 위축(Feat.인간의 무지함)

레이디 멕베스가

남편 멕베스를 부추겨

던컨왕을 살해하고

불안에 시달린다.

나뭇잎이 떨어지는 소리에도

누군가 성문을 두들여대는

자기를 쫓아오는 소리로 듣는다.

불안, 강박의 끝을 보이는 여인이다.


오늘 오전 아버지 주간보호요양 건으로

센터에 들러 계약을 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들러

변경신청서 제출을 알아보았다.

그러고 나서는데 변호사님에게 톡이 왔다.

나를 도와주시는 분인데도

이혼 관련 톡이나 메시지는

나의 성문을 두들겨대는

나뭇잎과 같다. 

나를 불안하게 한다.

나는 왕을 살해한 적이 없는데...

나의 잘못은 무엇이었을까 자꾸 생각하게 된다.

자책은 아니나 위축된다.

지금 레이디멕베스를 다시 맡는다면

옛날 대학생 때보다는 연기가... 아주 겠구나!


셰익스피어가 작품 안에서

인간의 무지함을 풍자했듯이

나는 나의 인생 안에서

나의 무지함을 볼 수밖에... 아주 잘 읽히겠구나!


(위의 글을 올리고 난 1시간여 지난 뒤)


지금 나는

학부모 연극 연습을 위해 연습실에 있다.

나는 돼지 6마리 중 돼지 1과 2를 맡았다.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학부모들이 모여 연극을 선보인다.

지금 나는

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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