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교육분석 선생님!

2021년 7월 시작된 교육분석

by 세만월

대학원 상담심리학과에 진학해 1학기를 마치자마자 바로 교육분석을 받기 시작했다. 교육분석을 받으며 들어오는 생각들을 정리했다. 교육분석 초반 끄적 댔던 메모를 1년이 지난 뒤에 보니 놀라웠다. 교육분석 시간에 치열하게 나를 통찰했던 최근 내용들이 이미 언급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내담자들은 보통 초반 1, 2회기에 본인들의 문제를 꺼내놓는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나도 정말 그랬다.


첫 챕터의 제목을 미리 여기서 얘기하자면, Before and After이다.


오래전, 상담사가 되겠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던 때, 영문학도의 꿈을 안고 대학원을 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찾아온 깊은 우울증으로 폭식증, 대인기피, 자살시도, 잠수 타기, 약물 복용, 정신과 치료, 여러 학회 워크숍을 참여하며 나를 보며 글쓰기, 종교 활동(절, 성당, 교회)을 하는 등 "그런 시기"가 있었다. 그때 지인분을 통해 지금의 교육분석 선생님을 만났다. 나의 밑바닥 처참했던 시기를 유일하게 지켜본 분이다.


정확히 언제 처음 뵈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2006년? 2007년? 그리고 2015년까지. 남편을 만나 아이를 가지고 결혼을 하고 연이 끊어졌다.


2021년 6월 선생님께 메일을 드렸다.

저 상담학과 진학했어요. 선생님께 교육분석 받고 싶어요.


7월부터 교육분석을 받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나를 오랜만에 보시고는 정말 네가 이렇게 왔구나 감격하셨다. 오랜 시간 상담학과 진학을 꿈꾸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늘 안 되었다. 그렇게 10년이 지났는데 상담학과 학생이 되어 선생님 앞에 섰으니 얼마나 좋으셨을까 싶다. 지금 생각해도.


Before.

우울증에 대학원을 수료로 겨우 마치던 허덕이던 때였다.

After.

결혼해서 아이 낳고 직장에서 팀장으로 오랜 동안 재직 중이고, 상담학과 학생이 되어 제2의 인생을 위한 꿈도 키우고, 연락 않던 어머니와도 새아버지와도 사이가 좋아졌다.


(남편과의 문제가 있었지만 차마 선생님께 말을 못 하고 있던 시기였다. 겉으로 봐서는 Before and After가 나올 만했다. 사실, 나에 대해 제일 많이 아는 유일한 분 교육분석 선생님이다. 그럼에도 나는 남편과의 문제를 꺼내지 못했다. 못 한 건지 안 한 건지. 나는 남편과의 문제를 어느 누구에도 일절 말하지 않고 견디기만 했다. 견디다 보면 나아지겠지 좋아지겠지 하고. 왜 그랬을까?)


교육분석에서 보고 싶은 문제들은 너무나 많다. 나를 본다는 건 끝이 없다. 끝없이 나오니깐. 한 사람이라는 게 얼마나 복잡하게 이뤄져 있는 건지 조금은 알 것도 같다.


힘든 시기 앞에 그래도 내가 힘을 얻는 건 이렇게 인복있구나 할 만큼 옆에서 응원해 주신 분들이 있는 덕분이었다.


나의 은인 중 한 분, 나의 교육분석 선생님. 그분과 있었던 교육분석을 통해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고 있다. 나는 이 시간이 너무 좋다. 나를 알아간다는 과정은 혹독하리만큼 어려울 때도 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그 과정은 뿌듯하다.


교육분석을 통해 갖는 나의 감정과 느낌 등을 브런치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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