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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시넥처럼 생각하기

골든서클이 말하는 완벽한 의사결정

by 이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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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시넥(Simon Sinek)은 세계적인 리더십 전략가이자 동기부여 강연자, 2009년 TED 강연 'WHY'로 널리 알려지며, 기업 경영과 리더십 강의를 통해 '골든서클' 모형을 전파하며, 왜(WHY), 어떻게(HOW), 무엇(WHAT) 이라는 사고의 순서를 정형화 하였다. 그가 말하는 생각하기는 단순히 결과나 수단을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행동과 결정의 출발점으로 '왜(WHY)'라는 목적과 신념을 먼저 숙고하는 사고방식을 의미한다.


그의 이론은 단순하다. 대부분의 사람과 조직은 '무엇'과 '어떻게'부터 생각하지만, 위대한 리더와 성공한 조직은 '왜'부터 시작한다고 강조한다. 즉 사이먼 시넥이 말하는 생각하기는 '목적과 신념'에서 시작해 자신만의 이유를 명확히 한 뒤, 이를 행동과 의사결정, 소통 전략 전체의 중심축으로 삼는 관점이다.


WHY를 전달하지 못하는 기업은 우리에게 오직 숫자, 사양, 특징 같은 '팩트'만 던진다. 이런 정보만으로는 쉽게 결정하기 어렵고, 결정을 내린다 해도 확신이 부족하다. 그래서 불안한 상태가 지속된다. 이때 욕망이나 두려움, 의심이나 환상을 자극하는 조정전략이 힘을 발휘한다. 우리는 감동도 설렘도 없는 선택을 하게 되고, 감정은 따라오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단 하나다. 그 기업들이 우리에게 진짜 중요한 이유를 이야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WHY를 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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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시넥이 우리에게 WHY의 중요성에 대해 서적과 강연을 통해 전파한지 15년이 지났다. 그는 15년 동안 그의 이론이 실제로 현장에서 많은 리더들과 기업들에게 영감을 주었으면 역설한다. 나 또한 그의 '골든써글'이론이 여전히 실전에서 효과가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실제로 현장에서 일을 하다보면, 고객은 당장 눈에 보이는 실적과 결과만을 원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HWY가 없으면 결정은 어려워진다. 우리는 의심이 들면 과학적 근거와 데이터를 찾아 결정의 방향을 잡으려 한다. 기업에 "왜 WHAT이나 HOW부터 시작하느냐"고 물으면, 그들은 고객이 그런 품질, 서비스, 가격, 기능을 원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데이터도 그렇게 만한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기업이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모두 제공한다 해도, 판매가 획기적으로 늘거나 충성도 높은 관계가 생기는 일은 드물다.


"흰옷은 더 하얗게, 색깔 옷은 더 선명하게."

세탁 세제 광고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문구다. 오랫동안 세제 업계는 이 슬로건을 핵심 가치로 삼아 경쟁해 왔다. 시장조사에서도 소비자들을 그렇게 말했다. 데이터는 분명했고, 주장도 정당햇다. 하지만 사람들이 진짜로 원한 것은 따로 있었다.


한 소비재 기업이 인류학자를 고용해 소비자의 실제 행동을 관찰하게 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세탁물을 건조기에서 꺼낸 사람들은 그 옷을 빛에 비춰보며 얼마나 하얗고 선명해졌는지 비교하지 않았다. 그들이 가장 먼저 한 행동은 '냄새를 맡는 것'이었다. 이 발견은 단순하면서도 강력했다.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던 것이다.


어떤 세제든 깨끗하게 빨아주는 것은 기본 전제다. 그것이 세제가 하는 일이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옷이 '얼마나 잘 세탁됐는가'가 아니라, 세탁물을 꺼냈을 때 퍼지는 '깨끗하고 상쾌한 냄새'였다. 잘못된 전제를 바탕으로 업계 전체가 엉뚱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일은 비단 세제업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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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움직이는 것은 논리나 사실이 아니다. 우리를 낯선 곳으로 이끌고, 안정을 찾는 대신 가진 것 하나 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게끔 만든 것은 희망과 꿈, 그리고 마음 깊은 곳에서 솟아오른 본능이었다. 우리는 때때로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선택을 한다. 안전한 집을 떠나 머나먼 낯선 곳을 탐험하고, 바다를 건너 또 다른 세계를 보러 가고,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통장 잔고 하나 없이 창고에서 사업을 시작한다.


만약 우리가 모두 철저히 이성적인 존재라면, 세상에는 작은 사업체도, 미지의 세계를 향한 탐험도, 혁신도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도전을 가능하게 하는 위대한 리더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를 그런 행동으로 이끄는 것은 바로 개인의 이익을 뛰어넘는 더 크고 의미 잇는 뭔가에 대한 흔들림 없는 신념이다.


시장조사를 보면 소비자 대부분은 최고의 품질, 가장 다양한 기능, 가장 나은 서비스,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제품을 원한다고 답한다. 그러나 강력한 충성고객을 보유한 기업들은, 아니러니하게도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하지 않는다. 애플이 그렇고, 할리데이비슨이 그렇다.




내가 아직도 아침 일찍 일어나 붐비는 지하철에서 부딪히며 출근해, 현장에서 젊은 친구들과 함께 문서를 만들고, 고객들과 직접 맞닥뜨려 일을 하는 이유는 '현장에서 답을 찾는다'는 나만의 강력한 신념이 있어서다. 그리고 다음주에는 또 중요한 제안발표가 있다. 이 또한 직접 발표를 통해 신념을 전달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준비한 제안서 내용에는 HOW와 WHAT에 대한 것들은 차고 넘치지만, WHY에 대한 것이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다. 고객은 이미 앞선 사업에서 실패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WAHT'만 쫒은 결과이다. 남은 기간 동안 나에게 주어진 숙제는 고객이 원하는 'WHY'를 찾아내는 것이다. 감동과 설렘을 동반한 'WHY'는 고객의 결정을 명확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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