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상옥 May 08. 2024

AI, 저널리즘에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

AI 시대


AI는 이미 많은 영역에서 인간을 대신하고 있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고 자동화가 확산된다고 해도 기자같은 ‘지식노동자’같은 특정영역에 있어서는 대체가 어려울 것이라 이야기 했다. 하지만, AI는 어느새 저널리즘 깊숙이 들어와 있다. 최근에 우리가 읽고 있는 대부분의 기사들은 상당수 AI에 의해 작성된 기사일 가능성이 크다.


2014년 3월 17일 오전 6시 25분, 진도 4.4의 지진이 로스엔젤레스의 아침을 뒤흔들었다. ‘로스엔젤레스타임스’ 기자인 켄 슈웬키(Ken Schwencke)는 곧바로 잠에서 깼다. 그리고 침대에서 일어나 곧바로 자신의 컴퓨터를 켰다. 그는 지진에 대한 기사가 이미 작성되어 회사 콘텐츠 관리 시스템에 올라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슈웬키는 기사를 빠르게 훑어보고 ‘출고’를 눌렀다. 지진 발생부터 기사 출고까지 걸린 시간은 단 3분이었다. 이로써 ‘로스엔젤레스타임스’는 이날 아침 지진을 보도한 미국 최초의 어론 매체가 되었다.


이 기사는 슈웬키가 저자로 표시되었지만, 실제 작성자는 그가 2년여에 걸쳐 개발한 ‘퀘이크봇(QuakeBot)'이라는 인공지능 로봇이었다. 퀘이크봇은 미국 지질조사국에서 진도 3.0 이상의 지진에 대한 경보가 수신될 때마다 관련 데이터를 추출하고 분석해 미리 작성된 템플릿에 기사가 작성되어 지도록 프로그래밍이 되어 있다. 아래는 궤이크봇이 작성애 ’로스엔젤레스타임스‘에 실린 실제 기사 내용이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월요일 아침 캘리포니아 웨스트우드에서 5마일 떨어진 곳에서 진도 4.4의 지진이 보고되었다. 지진은 태평양 시간으로 오전 6시 25분에 수심 5마일 지점에서 발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진원지는 캘리포니아 비벌리힐스에서 6마일, 캘리포니아 유니버설 시티에서 7마일,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에서 7마일,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에서 348마일 떨어진 곳이다. 지난 10일 동안 인근을 중심으로 진도 3.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깨닫고 있지 못하지만, 지금 우리가 읽는 많은 뉴스 기사는 AI에 의해 쓰이고 있다. 스포츠나 비즈니스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기사들을 예로 들 수 있다. 실제로 이런 뉴스를 만들어 공개하는 것은 AI다. 많은 사람들이 휴대폰을 통해 여러 뉴스를 읽고 있찌만, 이런 것들을 생산하는 것이 AI라는 사실을 결코 깨닫지 못한다.




자동화 저널리즘이 언론사들의 뉴스룸에 눈부신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AP통신, 로이터, 신화통신 등 세계 주요 통신사들,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로스엔젤레스타임스‘ 등 국제걱 명성을 가진 신문사들, BBC, CNN 등 주요 방송사들, 그리고 ’포브시‘ 같은 유명 잡지사 등에서 경쟁적으로 AI를 기반으로 하는 자동화 취재 및 기사 제작 프로그래밍을 이용해 뉴스를 생산하고 있다.


AI에 기반한 자동화 저널리즘은 특정 이슈나 이벤트에 대한 뉴스 기사를 빠르고, 저렴하고, 오류없이 만들어낸다. 어떤 로봇은 단 1초 만에 기사를 만들어낼 수 있다. 자동화 기술은 그동안 언론사들이 인력 부족으로 불가능했던 취재를 가능하게 해준다. 


세계 유수의 언론사들이 자동화 저널리즘을 경쟁적으로 도입하는 배경에는 각 언론사의 생존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소셜미디어, 인터넷 기반 미디어의 증가로, 기존 언론사들이 가파른 내리막길ㄹ로 접어든 게 오랜전 일이다. 우후죽순으로 등장한 상업적 콘텐츠 공급자는 구인 광고, 구인 목록, 주택 판매 정보 등을 전달하는 더 나은 방법을 찾아내, 언론사의 가장 중요한 수익원 중 일부를 빼앗아갔다. 따라서 AI가 뉴스 생산 관련 비용을 크게 줄여준다면, 언론사들로서는 두 팔 들어 환영할 일이다.



실제로 AI를 활용하면서 기자들은 필요한 정보를 보다 효율적으로 검색하고, 찾아내고, 이에 기반해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해 낼 수 있게 됐다. AI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전광석화 같은 속도로 분석해, 기자들이 짧은 시간에 의미 있는 기사를 생산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끊임없이 증가하는 인터넷상의 정보를 기자들이 편리하게 모니터링할 수 있게 해준다. 새로운 AI 도구 및 기술의 등장과 함께 기자들의 취재와 사실 확인, 기사 작성이 훨씬 쉬어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기자들은 AI 기술과 데이터 기반 도구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익숙해져야 할 필요가 커졌다.


자동화 저널리즘은 중복되고 지루하고 복잡한 데이터를 다루는 작업은 AI에 맡기고 기자들은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든다. 기자들은 인간의 통찰력이 필요한 분야에 대한 탐색이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 보도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일상적인 작업에서 벗어나 기자들은 심층 분석, 탐사 보도, 기획 보도 등 인간 기자들만이 할 수 있는 수준 높은 기사를 작성하는 일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자동화는 저널리즘의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AI기술이 지속적을 발전하면, 현재로서는 자동화 기술이 적용되기 힘든 뉴스 영역에서도 AI가 기사를 생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자동화로 생산된 뉴스의 품질 또한 더욱 좋아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일부에서는 이미 자동화로 만들어진 뉴스 콘텐츠의 품질이 인간 기자가 제작한 뉴스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AI는 또한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가짜 뉴스, 즉 '딥 페이크 기술'로 조작된 정보를 걸려내는 역할도 하게 될 것이다. AI 허위 정보 탐사는 허위 또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를 탐지하는 데 사용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자연어 처리 기술 및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사용해 텍스트나 이미지를 분석하고 거짓 또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를 나타내는 패턴을 식별한다. 이 기술은 뉴스 기사의 정서를 감지하고 뉴스의 편향성을 판단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AI는 이제 우리들 삶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앞으로의 삶은 이런 AI기술과 공생하는 삶이 될 것이다. 단순히 AI로 인해 나의 일자리가 위협받고, 대체될 것을 우려하고 염려하는 대신, 더불어 살아갈 방안을 찾는 쪽이 빠르다. 다양한 AI기술과 툴을 활용하여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생산성을 높이고, 정확성을 확인하며, 오류와 잘못된 판단을 사전에 방지하는 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또한, AI가 만든 이미지나, 글들은 저작권 문제에서도 자유롭게 해방될 수도 있다. 이제 무작정 반대하고 거부할 것이 아니라, 내 안으로 품고, 토닥거릴 때가 다가오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 창조적 글쓰기, 관점의 차이에서 온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