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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쎈타 Mar 12. 2023

이번 주 회고

친한 현실의 사람들과 만났고 낯선 가상의 사람들과 싸웠다.

1. VR맨

VR을 가지고 이전보다 훨씬 신나게 놀고 있다. 로잉머신을 하려고 다시 꺼내들었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비오듯 땀나게 하고 있는 건 비트 세이버였던 것이었다. 이번에 여자친구의 추천으로 게임을 하나 더 구매했다. 기준은 얼마나 빡세게 열량을 태울 수 있느냐. 마침 다이어트가 잘될만한 게임 리스트를 추려둔 리뷰 영상이 있었고, 영상의 도움을 받아 The Thrill of the Fight이라는 이름의 VR 복싱 게임을 구매했다. 

그냥 보면 허접해보이는 그래픽에 대충 아무렇게나 휘둘러도 괜찮을 것 같은 게임으로 보이는데, 이거 생각보다 정교했다. 험상궃은 얼굴의 선수와 서로 주먹을 주고 받으며, 복싱이 진짜 엄청 힘든 운동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분명 나는 실제로 맞은 적도 없고 컨트롤러를 허공에 허우적거렸을 뿐인데, 몇 라운드 도니까 맥박에 180bpm까지 올랐다. 근육통까지 생겨서 이틀간 가시지 않고 있다. 다이어트 점수에 가산점 추가.

또 마음에 드는 점: VR게임이 나만 재밌고 겉에서 보면 참 멋이 없는데 이건 옆에서 봐도 '아 쟤 복싱하는구나'라고 확실히 보인다. 간지점수 추가 1점.

https://brunch.co.kr/@shaircast/27


2. 청첩맨

결혼이 얼마 남지 않아서 이번 주부터 청첩장을 돌리기 시작했다. 나는 MBTI 4요소 중에 유일하게 I만 확실한 사람이라 스스로 사람을 많이 사귀지 않는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도 정리해보니 기대보다 리스트가 많이 나왔다. 이게 대략 30년짜리 인생 경력의 힘인가 싶었다. 이 사람들은 언제나 만나서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드니 리스트가 더욱 소중해보였다. 

청첩장을 준다는 핑계를 대고 간만에 고마운 사람들 만나서 저녁 대접한다고 생각하고 임하고 있다. 그런데 생각보다 지갑은 많이 얇아지더라.


3. 리모트 이야기

사람들과 밥을 먹다가 요즘 핫한 주제가 나왔다. 그 주제는 바로 출산율.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오다가 모두가 대충 공감한 부분은: 일터가 있으면 집이 없고 집이 있으면 일터가 없으니 출산율이 낮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모든 직장이 서울에 몰려있는데 서울 집값이 제일 비싸니까. 실제 대화에서는 먹이와 둥지라는 말을 썼는데 생물학적으로 확 와닿는 비유였다. 

이 맥락에서 리모트 근무에 대한 예찬이 나왔다. 당연하고 나이브한 접근일 수 있겠지만 리모트 근무는 이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다(화이트칼라 기준). 코로나 때 완전 리모트 정책을 펼친 회사들이 다수 있고, 이 때 실제로 근교나 지방으로 가서 자리를 잡은 사람들이 상당수 있다고 한다. 이러면 취향에 맞게 저렴한 비용으로 거주지를 마련할 수 있고, 집에서 계속 머물기 때문에 양육도 더 쉽게 분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완전 리모트 정책들은 현재 롤백되고 있는 추세인데, 그 이유는 낮은 업무효율 때문이다. 이는 리모트 툴들의 한계 때문인데, 특히 업무의 맥락과 동료간의 커뮤니케이션에서 탈락하게 되는 문제가 크다. 같은 공간에 있다는 감각과 어깨 넘어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데, 개인적으로 이 문제는 모니터 속의 툴로는 해결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위해 존재하는 기술이 VR이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장기간 착용에도 크게 무리 없는 수준으로 경량화가 될 수 있다면 사무용 VR이 대중화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 

이 말을 하고는 또 VR맨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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