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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Nov 16. 2024

창의력의 씨앗, 예술교육이 만드는 행복한 미래


     

내 티스토리 블로그명은 <루비의 예술학교>이다. 수년 전부터 나는 언젠가 나만의 예술학교를 실현하고자 하는 꿈이 있었다. 아직은 국공립학교의 교사로서 내게 주어진 담임 업무와 행정업무를 처리하기도 벅차지만, 점차 예술교육이 숨 쉬는 공기처럼 일상화되기를 꿈꾼 의도를 담고 있다. 스스로가 그림 보는 것을 좋아했고 음악이나 뮤지컬, 공연 등을 즐기면서 나만의 세계가 풍족해지는 경험을 했기에 모두에게 추천해주고 싶었다. 나는 인문학과 더불어 예술교육이야말로 창의력을 깨우는 중요한 통로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 반에는 춤을 아주 잘 추는 아이가 있다. 지난번 버스킹(1년에 네 번 하는 학예회) 때는 아이브의 <러브 다이브>를 추었는데 만 8살임에도 중학생 같다는 소리를 들었다. 아이의 말에 의하면 자신의 어머니도 학창 시절 춤을 잘 췄다고 한다. 초등학생 때 춤 잘 추는 친구들이 나에게 어떻게든 춤을 가르쳐주려던 일이 떠올랐다. 그때 친구들은 룰라의 3! 4! 를 정말 잘 췄는데 공부 잘하는 모범생으로 통했던 나는 그 아이들을 부러워하면서 바라봤었다.     


예쁘고 춤 잘 추는 소녀들은 아이돌로 데뷔를 많이 한다.  인기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는 아이돌의 세계를 다뤘다. 1학년을 맡았던 경험에 의하면 1학년 어린이들은 율동을 정말 좋아한다. 가나다송에 맞춰서 이리저리 몸을 굽히고 돌리고 뛰던 아이들의 신나는 몸동작이 생생히 기억난다. 그러던 아이들이 일부의 재능 있는 아이들을 빼면 자라면서 댄스라는 것을 부끄러워하고 금기시한다.    

 

체 게바라가 주인공인 <모터 사이클 다이어리>에서는 체 게바라가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애인과도 결별하고 여기저기 남미대륙을 여행하는데 그때 마을 사람들과 춤을 추는 파티가 있었다. 그러한 유쾌한 분위기가 참 좋았다. 파리에 놀러 갔을 때도 바토무슈에서 세느강 저편에서 춤추고 노는 젊은이들을 바라왔었다. 참 낭만적이고 흥겨워보였다.     

우리 반 아이들은 올해 마지막 버스킹을 대비하기 위해 <바나나차차> 춤을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태권도와 결합한 안무인데 5명의 의견을 모아서 결정한 것이다. 나는 춤을 잘 못 추지만 아이들이 잘 추는 것을 보면 너무 귀엽고 기특하다. 켄 로빈의 <학교가 창의력을 죽인다>라는 테드 강연에는 안무가 질리안 린이 어떻게 세계적인 안무가로 성장했는지 일화가 소개되어 있다. 오늘날 같으면 ADHD로 진단받았을 여자아이가 질리안 린의 재능을 꿰뚫어 본 의사를 만나 학습이 아닌 댄스의 재능을 살리고 탄탄대로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한다. 그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뮤지컬 <캣츠>와 <오페라의 유령>의 안무를 맡아 성공에 기여했고, 명성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켄 로빈은 전 세계적으로 학교는 학습을 지나치게 강조하며 교육의 목표가 모든 이들을 대학교수를 육성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학습과 학력이 전혀 필요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놀이와 창의력을 강조한다고 해서 학력을 무시한다고 비난하는 것 또한, 폐쇄적이고 방어적인 태도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 켄 로빈이 결국 하고 싶었던 말은 앞으로의 시대의 교육은 학생들의 창의력을 키우는 일, 그것은 국영수 중심의 과거의 교육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재능을 실현시켜 줄, 폭넓은 경험과 상대적으로 소외된 예술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것이다.     


예술교육의 힘은 학력과 대입위주의 교육에서는 당장은 가시적인 성과는 보이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장기적으로는 학생들의 역량과 건전한 인격, 행복한 미래를 보장해 주는 교육임을 부정할 수 없다. 모름지기 교육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행복한 삶과 창의성을 실현시켜 줄 다양한 경험과 예술을 몸소 받아들이고 앞장서서 예술교육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https://youtu.be/kjya2tu6DXo?si=_Iu0SlQOulGZazv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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