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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Dec 24. 2024

사랑을 붙잡을 용기

두려움을 극복한 사랑


지윤은 올 크리스마스는 혼자서 보내고 싶었다. 로맨틱한 영화처럼 데이트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문득 두려워졌다. 사랑이란 건 깨지기 쉬운 게 아닐까하고.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이내 실망하고 사랑이 와장창 산산조각날 것만 같은... 하지만 그런 유리 조각같은 사랑을 쥐고서라도 다시 사랑하고 싶은 게 사람들의 마음 아닐까란 생각에 미쳤다.     


-과연 영원한 사랑이란 게 있을까?     


지윤은 사랑의 속성에 대해서 생각하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나를 좋아한다지만, 나라는 껍데기를 좋아하는 게 아닐까? 내가 갖고 있는 지위, 배경, 물질 등. 어쩌면 외모가 될 수도 있고... 이런 것들이 변한다고 해도 나를 계속 사랑해줄까? 어쩌면 내 숨겨진 모습을 알고 실망할 지도 모른다. 나란 사람은 그리 괜찮은 사람이 아니야라는 생각이 드니깐 자꾸만 도망가 버리고 싶어졌다. 이런 게 가면증후군인가? 잘 모르겠다. 

    

이럴 바에는 사랑을 포기하는 게 맞을까? 사랑이 이렇게 두려운 거라면, 그냥 날 편하게 해주는 사람, 나한테 맞춰주는 사람하고 사는 게 낫지 않을까? 하지만 이내 아찔해졌다.      

-그건 너무 불행할 거야.      


맞아. 사랑 없는 결혼을 한 사람들이 얼마나 불행한 삶을 사는지 드라마에서도, 영화에서도 주위에서도 많이 봤잖아. 라고 지윤은 생각했다.     

대체 그럼 변치 않는 사랑이란 무얼까?     


문득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변하지 않는 것’이라는 노래가 생각났다.  

    

https://youtu.be/nFG3l5zxLdM?si=O0RkmQY1unItXdZM    

 

변하지 않는 것을 찾고 있었어요. 라는 노래 가사가 지윤의 마음을 계속 두드려댔다.      

-변하지 않는 것.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준세이의 친구는 너무 사랑하는 사이는 이루어지기 힘들다고 했지만 결국 아오이와 준세이는 다시 만나 행복한 결말을 맞이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서 마코토와 치아키는 시간을 뛰어넘는 사랑을 한다. 


 “미래에서 기다릴게.”라는 치아키의 대사가 10년 전 지윤의 가슴을 후벼 팠었다. 지윤은 영화 속 ‘Time waits for no one.’이라는 문장을 SNS프로필로 해놓기도 했었다.     

-마코토와 치아키는 다시 만났을까?      


수백 년의 시간 차이에 가슴이 먹먹해졌었다. 하지만 사랑하는 둘은 어떻게든 다시 만나지 않았을까? 라고 지윤은 생각했다. 

     

진정한 사랑은 변하지 않으니깐. 사랑이 변한다면 그건 진짜 사랑이 아니었거나 거짓된 모습에 속았거나이니깐. 정말로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그건 변할 수 없는 마음이라고... 지윤은 결론을 내렸다.      


지윤도 시간을 뛰어넘는, 가능성 너머의 그런 사랑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것만이 삶의 허무와 공허를 이겨낼 수 있으리라 믿었다.  

    

‘사랑은 두렵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렇기에 꼭 변치 않는 사랑을 붙잡아야할 이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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